[신소희 기자]경기 용인시에서 친어머니와 이부동생, 의붓아버지 등 일가족 3명이 또 다른 가족 구성원에 의해 살해당하는 패륜 사건이 26일 발생했다.

3명의 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김모씨(33). 현재 그의 범행 동기는 오리무중이다.

김씨가 범행에 이르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는 가족들은 모두 숨졌고 그들을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사자는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

이 사건 소식을 접한 주변인들은 '슬픈 가정사' 또는 '금전 문제' 등에서 비롯된 '비극'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인 김씨의 어머니 A씨(54)는 2004년 B씨(56)와 재혼했다. 용의자 김씨가 만 20세였던 때다.

A씨와 B씨 사이에 태어난 김씨의 이부동생 C군(14)이 2003년도에 태어난 것을 감안하면 A씨와 B씨는 김씨가 10대 시절 때부터 사실혼 관계로 지냈을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그 즈음부터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4살이던 2008년 결혼했고 아들도 낳았다. 하지만 6년만인 2014년 이혼했고 그해 다른 여성과 재혼했다.

김씨는 재혼한 가정에서 딸 둘을 낳았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뒤 그들과 함께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범행은 차분하고도 치밀했다. CCTV 영상 분석 결과 그는 21일 낮 12시쯤 어머니 A씨가 사는 경기 용인의 아파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2시간여가 지나자 A씨와 C군이 아파트에 도착했고 김씨는 그로부터 3시간 후쯤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이후 A씨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그 아파트를 드나든 이는 없었다.

A씨 모자는 A씨의 여동생 부부의 신고로 25일 오후 11시쯤 아파트 베란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체 곳곳에는 흉기 상흔이 있었다.

하지만 집안에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핏자국은 없었다. 김씨가 어머니와 이부동생을 살해 한 뒤 핏자국을 지운 것이다. 김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깨끗이 닦아 놓았다.

김씨는 범행 후 A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며 지인들의 의심을 피하는 등 시간을 벌었다.

A씨 모자가 숨질 당시 의붓아버지 B씨는 강원도 여행을 간 상황이었다.

김씨는 강원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흉기로 B씨를 살해했다. 그는 타고 다니던 렌터카 트렁크에 B씨 시신을 싣고 횡성의 한 콘도 주차장에 유기했다.

김씨는 곧바로 해외 도피를 준비했다. A씨 모자가 숨진 다음날인 22일 서울 삼성동에서 뉴질랜드행 항공권을 구입했다.

이어 자신의 재혼 아내(32)와 두 딸(1살·7개월)을 데리고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5시3분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인터폴 수사 협조를 통해 김씨를 추적 중인 경찰은 그의 계좌정보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김씨가 금전문제로 인해 범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이렇다 할 직업 없이 평소 A씨에게 경제적으로 많이 의존했었다는 게 주변인들의 진술"이라며 "김씨 추적과 함께 그가 왜 범행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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