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경찰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추가 혐의와 아내 최모(32)씨의 자살 동기 등을 확인하는 데 딸 이모(14)양이 당시 상황에 대해 태도를 바꿔 사실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은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이씨를 옹호하는 진술을 해 왔다. 이양이 아버지에 대한 태도가 변하면서 이씨의 추가 혐의를 입증하는데 경찰 수사도 급물살을 탄 셈이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성매매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최씨가 지난 6월부터 남성들과 유사성행위를 해 온 것이 이씨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이양의 진술로 확인했다.

이양은 최씨가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성매매 강요를 당했으며 자살 당일에도 이씨가 모기약 캔으로 최씨를 폭행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양은 경찰에 "엄마가 아빠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진술하며 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빠가 엄마를 한 달에 2~3일 때렸다. 엄마가 계속 시달렸다. 요즘 우울해진 것 같다"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의 사고와 행위의 기준이 전부 이씨에게 종속됐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양은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을 할 사람으로 친구 A(14)양을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지시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이양은 이씨의 지시를 이행하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본인이 직접 A양에게 수면제 두 알을 먹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이씨의 말대로 A양에게 수면제를 섞은 음료수를 건넸을 뿐 아니라, 이씨의 수면제를 감기약이라고 속여서 먹였다.

이양은 서울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에서 '왜 (이씨가)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양은 경찰 조사와 면담 과정에서 줄곧 '아빠가 그렇게 얘기했으니 내가 그렇게 알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양에게 여러 차례 수면제를 건네는 과정에서 'A양을 재운다'는 뚜렷한 목적 의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이유를 묻는 경찰에게 "아빠가 하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양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이양이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까지 생각한다. 아버지는 항상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랬던 이양이 본인이 구속된 이후 태도가 돌변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종일관 아버지를 두둔하던 이양이 구속된 이후 태도가 돌변한 데 대해 "이양을 우리가 오랜 시간 설득해 왔고 이양이 구속되고 아빠 이씨와 격리되고 떨어어지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2일 이양을 미성년자 유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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