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영상 캡쳐)
[신소희 기자]미국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숨지게 하고 국내로 도피한 일명 ‘미국판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됐다.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011년 미국 조지아주 한인식당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한국인 유학생 고모(32)씨를 살해하고 국내로 도피한 혐의(살인)로 박모(31·당시 미국 유학생)씨를 도주 6년 만에 검거했다고 밝혔다.

인터폴 공조를 통한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이뤄낸 사건의 내막은 이랬다.

2011년 12월 8일 오전 6시 40분쯤 미국 조지아 애틀란타에 있는 한인타운에서 숨진 고 씨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중에 가해자 박 씨 역시 음주 상태에서 차가 나를 친 것 같다며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박씨 일행이 운전자 오 씨를 끌어내리려 하면서 시비가 붙었고, 분을 참지 못한 박씨는 품에 감춰둔 흉기를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 고씨에게 휘둘렀다. 목과 가슴, 배 부위를 찔린 고씨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사건 다음 날 불안감을 느낀 박 씨는 인천공항으로 입국을 택했다. 이후 그때부터 현재까지 보험사 상담원으로 일을 하면서  휴대전화는 자주 바꿨던 것으로 현재 알려졌다.

이후 미국 경찰은 도주한 박씨를 제외한 A씨, B씨, C씨를 모두 살인혐의로 검거했지만 박씨의 행방을 찾지 못하면서 수사는 미궁에 빠졌고, 그 사이 A씨 등은 보석으로 불구속 석방됐다.

결국 미국은 6년 뒤인 2017년 8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한국 서울고등법원에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고등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편 지난 9월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박씨의 통화내용과 병원 진료기록 등 건강보험신청내용 분석 등을 통해 박 씨의 신원과 연락처를 특정하고 실시간 위치추적을 시작했다.

마침내 경찰은 지난 10월31일박씨가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는 사실을 입수하고 고속버스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튿날 KTX를 타고 상경하던 박씨를 서울역에서 검거했다. 6년 동안 행방을 찾을 수 없었던 박씨를 불과 2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검거한 셈이다.

경찰이 박 씨를 검거해 검찰에 송치함에 따라 법원은 2개월 안에 박 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찰은 박 씨가 미국 고등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까지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검거 이후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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