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홍배 기자]과연 이번은 전병헌 전 수석이 구속될까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지난달 25일 문재인 정부 고위직 중 첫 번째 구속 사례가 될 위기를 피한 지 9일 만이다.

4일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상대로 롯데·GS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또는 기부금을 낸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면돌파를 택한 모양새다.

다만 구속영장 재청구 등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검토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재소환과 관련, 검찰은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의심하고 있다. GS홈쇼핑이 2013년 e스포츠협회에 기부금 1억5000만원을 건넨 것에도 관여했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의 후원·기부금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들이 협회에 돈을 내면 그중 일부를 전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윤모(구속기소)씨가 협회 직원들과 공모해 세탁하고 가져나간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이다.

전 전 수석은 청와대 근무 시절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e스포츠협회 예산 20억원을 증액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기재부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예산 배정을 요구했고, 이후 실제로 예산이 증액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57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 전 전 수석은 "e스포츠산업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며 "종합적 판단을 갖고 상식적인 조언을 해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 전 수석은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해 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저와는 상관 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수억원대의 금품 비리를 저질렀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회장·명예회장을 지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3억3천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롯데홈쇼핑이 제공한 500만원대 무기명 선불카드(기프트카드)를 가족이 쓰게 하고 롯데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수백만원대 공짜 숙박을 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또 전 전 수석은 협회 자금으로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1년간 월 100만원가량을 주는 등 5천만원이 넘는 협회 돈을 횡령한 혐의도 적시했다.

하지만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달 25일 전 전 수석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깅 판사는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는 점,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진술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전 전 수석 상대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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