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권위있는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가 선정한 2017년 세계 사상가(Global Thinkers)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 의해 1970년부터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포린폴리시(FP)는 <문명의 충돌>로 유명한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 등의 주도로 창간됐다.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와 함께 외교전문지의 양대 산맥으로, <포린 어페어스>가 미국 정ㆍ재계 등 기득권층을 대변한다면 FP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해마다 획기적 사상으로 세상을 바꾼 세계 사상가(Global Thinkers) 100인을 선정 발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50인만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린폴리시는 문 대통령에 대해 "한국에서 제대로 된(decent) 민주적 리더십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정부의 부패 스캔들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수많은 난관에도 열린 정부를 지향하면서 평화에 대한 의지와 대화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린 폴리시는 또 문 대통령이 40%의 지지로 당선돼 지지율을 75%로 끌어올렸고,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됐다고도 평가했다. 젊은 시절 변호사의 특권을 포기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인물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또 사드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의 정치적 유연성이 이미 결실을 맺었다"며 "원래 사드에 공개 반대했었으나, 인내심있는 외교 노력을 통해 한국의 방어 수단(사드)을 희생하지 않고 중국과 갈등을 봉합했다"고 평가했다.

포린 폴리시는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 등을 들어 "2016년은 반동적 포퓰리즘의 물결이 세계를 휩쓸었다면, 2017년은 이를 되돌아보며 정산(reckoning)하는 해였다"고 규정했다. "새로운 질서가 뿌리를 박으면서 우리는 과거 오랫동안 유지해온 생각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새로운 현실에 대처해 나갈 길을 찾아야 하는" 해였다는 뜻이다.

이런 취지에서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들에 정치인으로는 "좌·우 양편의 이념 선동가들을 정면으로 공격하며 자유주의 제도와 국제주의를 지키는 중도의 반란"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제는 백악관을 떠났지만, 올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의 하나"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트럼프 시대 "미국 민주당에 희망으로 떠오른 유일한 흑인 여성 상원의원"인 카말라 해리스, 지난 6월 총선에서 영국 노동당의 부활을 이끈 제레미 코빈 당수,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공개 도전한 필리핀의 상원의원 데일라 레 리마 등이 포함됐다.

또 힐러리 클린턴, 앙헬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여성 정치 지도자들과 토마스 프리드먼, 폴 크루그먼, 슬라보예 지젝 등 유명 학자 등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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