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피해자 아버지 제공)
[신소희 기자]뇌성마비로 오진해 13년 간 누워 있던 세가와병 환자가 제대로 된 약을 먹고 이틀 만에 자리에서 일어난 기막힌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사조차도 헷갈린다는 '세가와병'은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있어 착각하기 쉽고 특히 보행 장애 증상으로 인해 파킨슨병과 혼동되기도 한다.

화제의 주인공인 지수 양이 왼쪽 다리를 저는 증세 때문에 지방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건 세 살 때였던 지난 1999년, 당시 병원은 뇌성마비라고 진단했고 2012년까지 13년 동안 이 진단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문제는 이 병원뿐만이 아니라 13년 동안 네 개 이상의 국내외 유명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모두 뇌성마비로 진단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병원도 있었는데 아무도 지수 씨 병이 뇌성마비가 아닌 세가와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13년을 병상에서 보냈으나, 서울의 한 대학병원 물리치료사의 발견으로 세가와병임을 알게 됐다.

결국 법원이 오진을 내린 병원에 1억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려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고통의 긴 세월을 보낸 환자 지수양의 아버지 서인석씨가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서인석씨는 “약을 이틀 먹더니 걷지도 못하던 애가 방에서 걸어 나오는 거예요. ‘아빠 나 걷는다’라고 말하면서...”라면서 당시 놀란 느낌을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병원에서 경직성 뇌성마비라고 판정받았다. 조금 진단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멀리 중국에도 한 번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계속 물리치료도 하고 돈도 많이 들었죠. 지금 한 10년 동안 한 4-5억 정도는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도에 물리치료 선생님이 얘를 한번 보더니 얘는 아무래도 뇌성마비가 아닌 것 같으니까 서울에 있는 병원에 한번 가보라 해서. 서울에서는 앞에서 병원에 갖고 있는 MRI를 보더니 약을 줄 테니까 먹어봐라. 못 믿었죠, 그때는. 그리고 한 이틀 정도 먹더니 애가 목을 딱 드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그는 “제가 처음 (뇌성마비가 아니라는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답답했죠. 아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 정말. 눈물이 많이 나고. 그리고 애가 걷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터는 진짜 막막하던 게 이걸 또 그런 게 아니겠나. 또 못 걷지 않겠나 싶은 그런 걱정도 했습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진이었다는 점을) 알고 난 뒤에 제가 사과를 해라. 사과를 하면 모든 건 없는 걸로 하겠다 하니까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2005년부터는 의사라면 알아야 될 병이라는 거죠.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재판정에서도 2500만 원, 3000만 원밖에 못 물어주겠다. 너무 억울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고 밝혔다.

한편 지수양의 정확한 병명을 밝혀준 물리치료사 윤명옥씨도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윤씨는 “움직임이 다르다”며 “진단을 다시 받아 보라”고 조언했고 가족은 해당 병원에 MRI 사진 판독을 의뢰해 문제의 세가와병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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