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옵션 열기’ 댓글은 과연 누구의 흔적일까.

‘옵션 열기’는 누군가가 정치적 주장을 반복적으로 유포할 목적을 갖고 게시글이나 댓글을 복사해 붙여 넣는 과정에서 실수로 남긴 흔적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주도로 운영됐다고 의심을 받는 ‘댓글 부대’의 정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옵션 열기’ 게시글과 댓글은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딴지일보 김어준이 7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도 댓글부대가 운영이 된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옵션 열기’라는 키워드를 언급했다.

이날 오전 김어준은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댓글부대가 아직도 운영이 된다"며 "여러번 얘기 했지만 반신반의 한 사람도 많아 구체적인 증거에 해당하는 정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댓글부대 존재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들 많은데 증거를 가져왔다”며 “지금 네이버에서 '옵션 열기'를 검색해 '실시간 검색' 메뉴를 눌러보라. 각종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옵션 열기라는 단어가 포함된 댓글이 주르륵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령이 내려지면 ‘옵션 열기’를 삭제하고 복사해야 하는데 실수한 것으로 보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댓글 작성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김 씨는 또 "이러한 댓글 프로그램을 통해 댓글 지시가 내려가고 댓글을 다는 부대가 있는데, 특정기사만 다는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여당, 조국 청와대 민정 수석 등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며 "논리개발자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요한 적폐수사가 끝나면 이러한 댓글알바를 누가 시키는지, 누구 돈으로 하는지 등 또한 수사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옵션 열기’ 댓글은 지난 5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포착하면서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 이용자는 공무원 충원을 다룬 뉴스의 인터넷 댓글 창에서 “옵션 열기 공무원수 늘리면 나라 2년 안에 망하고 최저 임금 올리면 1년 안에 망한다. 법인세 인상하면 3년 안에 망한다. 그런데 문재인 이 인간은 이 3개를 모두 같이 한다. 대한민국 끝났다”는 내용의 댓글을 발견했다. 이 댓글에는 “어디서 복사했길래, 옵션 열기 공무원은 뭐하는거야?”라는 추가 댓글이 달렸다.

댓글 첫 문장에 등장한 ‘옵션 열기’는 문맥상 어색했다. 그 아래에는 “어디서 복사했기에, 옵션 열기 공무원은 뭐야”라는 추가 댓글이 따라 붙었다. 이 댓글들을 타임라인에 소개한 트위터 이용자는 “‘댓글 부대’가 급했는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복사해 붙였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이틀 만에 2500회 이상 재배포되며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편 정청래 전 의원도 자신의 SNS에 '옵션열기'가 달린 댓글을 캡처한 사진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옵션열기 열사님들께 명령한다"면서 "너희들은 완전 포위됐다. 은신처도 알고 있고, 너희들이 한 짓은 이미 캡처해뒀다. 인터넷 초보님들, 너희들은 숨을 곳이 없다. 얼른 반성하고 손 들고 나와라! 그게 살 길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김어준 씨의 주장대로 '댓글 알바'에게 지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이 실제로 존재하는 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고 추정하고 있다.

김 씨의 지적처럼 지령을 내리는 댓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부대에 몸 담고 있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메뉴 까지 복사해 붙여 넣을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포털의 댓글 작성 시스템 특성에 따라 일반인들 또한 다른사람의 댓글을 복사 할때 이 같은 '옵션열기' 문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 뉴스 댓글 작성창에서 다른 댓글을 복사·붙여넣기 할때 드래그하는 범위에 따라 '옵션 열기'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자신의 댓글을 찾아보는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보여지는 부분으로 추정된다. 현재 다음은 댓글 작성 창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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