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천초등학교에서 예비 1학년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입학 설명을 듣고 있다.
[신소희 기자]"1986년 11월 18일 학급당 50명씩, (학년당) 4학급, 전교생 총 1천200명으로 학칙 변경".

학생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겨울방학을 앞둔 지난해 12월 28일 학부모들에게 폐교를 통지한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 연혁을 살펴보면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1966년 개교한 은혜초등학교는 1년여 후인 1967년 학년당 5학급, 총 30학급으로 학급 수를 조정한다. 학급당 학생이 50명 안팎이었다는 초기 졸업생들 말을 토대로 추산하면 당시 전교생은 1천500명을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 기준 은혜초 전교생은 정원(360명)의 65.3% 수준인 235명이다. 1986년부터 올해까지 불과 30년 사이 학생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입학생 감소가 서울 공립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있던 8일 오후,  현실로 드러났다.

서울 공립초등학교 557곳 중 올해 신입생이 적어 1학년에 한두 학급만 편성한 '미니 학교'가 3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곳은 '1학년1반'뿐인 초미니 학년으로 신입생을 받았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종로구 교동초와 마포구 창천초로, 올해 입학대상자가 각각 16명과 19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입학대상자가 50명 이하여서 1학년 학급 수를 2개 이하로 편성한 공립초는 37개로 전체(557개)의 6.6%로 파악됐다.

동작구 본동초는 입학대상자가 전국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2017년 22.3명)에 못 미치는 20명이지만 1학년에 2개 학급을 편성했다. 본동초와 함께 강남구 대청초, 광진구 화양초, 강서구 등명초, 성동구 사근초, 중랑구 면북초 등도 입학대상자가 20명대였다.

은평구 연신초(52명)와 서초구 방현초(55명), 성북구 안암초(59명)는 입학대상자가 50명을 넘긴 했으나 1학년에 2개 학급만 꾸렸다. 올해 서울 초등학교 입학대상자는 총 7만7천252명으로 작년(7만8천867명)보다 2.05%(1천615명) 줄었다.

서울 초등 입학대상자는 2013년 8만1천294명에서 이듬해 8만6천184명으로 늘었다가 2015년과 2016년 각각 8만116명과 7만6천423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 7만8천명으로 반등했다가 올해 다시 줄었다.

입학대상자가 늘었던 2014년과 작년은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과 백호띠인 2010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였다. 띠가 좋으면 성공한다는 속설에 따라 출생률이 반짝 높았던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입학했던 연도를 빼면 초등 입학대상자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신입생이 줄면서 초등학교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서울 초등학교 학교당 학생은 2011년 907명, 2012년 845명, 2013년 786명, 2014년 764명, 2015년 752명, 2016년 726명, 2017년 710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썰렁한 초등학교'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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