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연예계가 비상이 걸렸다. 연예인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숨어 상습적, 악질적으로 성폭력을 자행해온 가해자들의 민낯이 SNS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배우 조민기와 영화감독 조근현에 이어 23일 오후에는 배우 오달수와 조재현의 실명이 인터넷에서 공개됐다. 오달수와 조재현 측은 성추문과 관련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우 조재현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현재 배우와 함께 입장을 논의 중이다. 24일 정도까지 표명하겠다"라고 이야기한 것 외에 아무런 말이 없는 상태다.

특히 23일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자라고 밝힌 익명의 인터뷰가 전파를 타 더욱 충격을 안겼다. 이 피해자는 "혼자 앉아 있으면 갑자기 (조재현이) 나타나 뒤에서 손을 넣는다든지 이런 짓을 계속했다"라며 "극단 대표에게 이야기도 했지만 여기서 있었던 일을 다 잊으라며 봉투를 내밀었다"고 밝혔다.

오달수 역시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달수의 소속사는 네티즌의 익명 폭로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3일째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20여년 전 연극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실을 고발하는 인터넷 댓글이  크게 논란이 되기 직전인 지난 20일 한 언론에 “현재 사실 파악이 안 된 상태”라며 “네티즌의 댓글 만으로 배우에게 직접 물어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오달수는 1990년 극단 연희단거리패 단원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음란서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방자전’ 등에 인상적인 조연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앞서 배우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조민기를 둘러싸고 이어지는 미투 고발에 대중 못지않게 경악한 상황이다. 조민기와 지난해 하반기 계약한 윌엔터는 성추문과 관련해 조민기의 말을 100% 신뢰하고 대처했다가 경찰이 수사에까지 나서는 상황이 되자 패닉 상태다.

또 지난 22일에는 인디 힙합 뮤지션인 던말릭(본명 문인섭·22)이 미성년자 팬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일자 소속사가 그를 퇴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명 배우는 아니지만 얼굴을 보면 아는 중년 남성 배우들에 대한 성추행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수년 전 일이고 가해자의 유명도가 떨어져 공개돼도 앞선 경우들처럼 파장이 크지는 않겠지만, 이들의 사례를 통해 연예계 곳곳에 성폭력 뇌관이 묻혀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4일 한 네티즌은 댓글에 "이런 진통을 거쳐 세상이 좋아지는 거 아니겠냐. 지금은 연예계가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면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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