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공식 페이스북에는 러시아 유학파 출신 배우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라왔다.

28일 확인 결과 '성폭행 '논란' 배우출신 전 세종대 교수<사진>가 김태훈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김 씨에 대한 폭로글은 지난 22일 세종대 대나무숲 게시판에 처음 올라 왔었다.

'대나무숲'에 글을 올린 A씨는 "90년대 말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해 연기 공부를 시작, 2학년 때 K 교수에게 중급연기 강의를 받았다. 또 학과 교수가 촬영한 독립영화에 K 교수와 캐스팅돼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날 서울 근교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마친 뒤 K 교수는 운전할 수 없다며 모텔에서 쉬었다 가자고 했다"라며 "당시 쉬었다 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런데 그날 모텔에서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A씨의 폭로는 27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90년대 말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해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중략)"라며 앞선 22일과 같은 내용의 상황을 적었다. 이어 A씨는 구체적으로 당시 사실을 정리했다.

이어 그는 "그러던 어느 날 서울 근교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마친 뒤 김 교수는 운전할 수 없다며 모텔에서 쉬었다 가자고 했다"라며 "당시 쉬었다 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런데 그날 모텔에서 김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김 교수는 성폭행 이후 저를 노예처럼 부렸다. 당시 그의 아내와 저를 자주 만나게 하며 그 상황을 즐겼다"라며 "심지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저를 식모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논문을 타이핑하고 영문 번역 등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지냈고, 3년 동안 자살 시도를 했다고 전했다.

A씨 폭로 이후 대나무숲 게시판에는 김 씨가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들이 추가로 올라왔다. A씨에게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는 세종대 학생 B씨는 “여배우가 성접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정도도 못한다면 배우 때려 쳐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다른 재학생 C씨는 “‘여배우는 색기가 있어야 한다. 성상납은 당연한 거래다’는 성희롱 발언을 수업시간에 수시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씨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학생들은 지난 2017년 1학기 김 씨의 수업을 ‘보이콧’ 했다고도 했다.

한편 김 씨는 한 언론사에 "현재 너무 당황스러운 상태다. 입장을 정리해 오후에 밝히겠다"고 문자메시를 남겼다.

김 씨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자 세종대 측도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대 관계자는 “김 교수가 지난해 말 그만뒀다. 내부적으로 징계절차를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소속사인 엑터컴퍼니 관계자들도 상황을 파악해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 씨는 지난 2002년부터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석조저택 살인사건', '꾼' 등에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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