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올해 아카데미는 한 작품에 대한 '몰아주기'보다는 균형과 다양성, 안배에 무게를 뒀다. 골고루 여러 작품에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다.

5일(한국시간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최다 수상했다.

이 영화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비밀실험실에 들어온 괴 생명체와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샐리 호킨스)의 사랑을 그렸다.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그리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은 이날 감독상을 받은 뒤 "저는 이민자"라며 "영화가 가장 좋은 점은 국경을 없앤다는 것이며, 계속 이렇게 나아갈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셰이프 오브 워터'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던 '쓰리 빌보드'는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과 남우조연상(샘 록웰) 등 2개 부문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갔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는 음향편집, 음향효과, 편집상 3개 부분에서 수상했고,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촬영상·시각효과상, '다키스트 아워'는 남우주연상(게리 올드먼)·분장상 등 각각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공포영화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은 각본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흑인 감독 영화에 주요 상을 안긴 것 역시 아카데미가 다양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시상식에서 세계적인 배우 개리 올드먼(60·Gary Oldman)이 마침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손에 넣었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팬텀 스레드'), 티모시 찰라멧('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대니얼 칼루야('겟 아웃'), 덴절 워싱턴('이너 시티')이 함께 경합을 펼쳤으나, 결국 주인공은 올드먼이었다.

올드먼에게 오스카 영광을 가져다준 작품은 조 라이트 감독의 '다키스트 아워'다.

 
영화는 1940년 5월 나치가 유럽 대륙을 장악하고 영국 본토 입성을 눈앞에 둔 위기 상황에서 총리 자리에 오른 정치인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부문으로는 <쓰리 빌보드>에서 딸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커다란 대형 광고판에 경찰을 저격하는 강렬한 세 마디로 세상과 맞서는 엄마 ‘밀드레드’ 역을 맡은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수상했다.

<파고> 이후 21년 만에 <쓰리 빌보드>를 통해 오스카의 주인공으로 등극한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강단 있는 연기 내공으로 배우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명품’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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