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가수 김흥국의 성폭행 논란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의 최초 보도를 한 MBN이 피해자의 입장을 거들면서(?)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질 모양새다. 

지난 14일, MBN '뉴스8' 측은 2016년 말 2차례에 걸쳐 김흥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A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험설계사 A씨는 매체를  통해 "목동에서 만나 처음 만나 김흥국의 차를 타고 교외 식당으로 갔다. 강요에 못 이겨 술을 마셨고 깨어보니 알몸 상태였다. 몇 주 뒤 서울시내 호텔 룸으로 또 불러서 갔다. 집으로 가려 하자 김흥국이 손목을 잡아 끌었고 2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흥국 측은 "성폭행은 물론 성추행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다음 날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를 취합해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자 A씨는 또 다시 해당 매체를 통해 다시 한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 A씨는 해당 매체 인터뷰를 통해  "끝까지 밝히겠다. 너무 억울하고 황당하다. 호텔 CCTV를 보면 다 나와 있다. 저도 돈이 없지 않다. 사과를 안 하니까 금전적으로라도 해 달라는 식이었을 뿐"이라며 자신을 몰아가는 김흥국 반응에 불쾌함을 표했다.

그러자 김흥국은 "A씨가 "미대교수라고 접근해 돈을 요구했다"며 다시 반박했다. 이어 "A씨가 초상화를 그렸다며 선물하는 등 계속 만나자고 요구했는데, 나중에 미대 교수가 아닌 보험회사 영업사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연락을 피했다"며 "자신이 잘못된 남녀 관계 문제로 소송에 걸려 있다며 소송비용으로 1억5000만 원을 빌려 달라기에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피해자 A씨는 A씨로부터 1억5000만 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돈이 없지 않다. 뭐 하러 돈 얘기를 하겠냐. 사과를 안 하니까 금전적으로 해달라는 식으로 말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액을 얘기하지도 않았고 받을 마음도 없었다"며 법정에 고소할 뜻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흥국이 호텔 투숙 당시 목격자가 등장했다.

16일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공연기획자 서모 씨(53)는 "당시 상황은 가수 이자연의 연말디너쇼 게스트로 출연한 뒤 뒤풀이 때 발생한 일"이라며 "제가 공연 뒤풀이 현장에 있었다"라고 밝혔다.

서 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흥국은 16일 공연을 마치고 다음날 일정까지 소화하기 위해 공연 주최 측이 예약해 준 호텔에 투숙했다.  서 씨는 16일 술자리에 대해 "일본에서 오신 이자연 팬이라고 하는 여성 3명, 저, 김흥국 이렇게 5명이서 술을 마셨다. 도중에 김흥국이 A 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다. (A 씨가) 호텔로 온다는 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서 씨는 A 씨가 '김흥국의 지인들과 모인 술자리 중 억지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알몸 상태였다'라고 주장한데 대해 "A 씨는 이날 뒤풀이 술자리에 없었다. A 씨가 말하는 지인들은 셋 모두 이자연의 일본 활동 당시 알고 지내던 일본 팬들이다. 디너쇼를 보기 위해 일본서 일부러 오신 분들이라 뒤풀이 때 시간을 함께 한 것이다. A 씨는 (김흥국과 전화통화 후) 새벽 2시 30분께 호텔로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흥국은 이미 술에 만취 상태여서 더 술을 마실 형편이 아니었다.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제가 모시고 들어갔기 때문에 김흥국이 A 씨 손을 잡아 끌고 룸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틀린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흥국이 만취해 서 씨가 직접 김흥국을 호텔방에 데려다 줬다는 것이다.

사건이 이렇게 흘러가자 일부 누리꾼들은 김흥국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김씨 입장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A씨가 "보험설계사라는 이유로 유명한 김흥국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요구한 것 아니냐"며 '꽃뱀설'까지 거론했다.

사건이 김흥국 쪽으로 기울자 이번에는 MBN 측이 피해자 A씨 입장을 거론했다.

16일 방송된 '뉴스8'에서 김주하 앵커는 "김흥국은 소속사를 통해 두 번째 만났을 때 호텔에서 성폭행은 커녕 성추행도 없었다고 해명했는데 첫 번째 성폭행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또 다시 의혹의 화살을 날렸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 피해자의 직업에 대한 폄하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며 "보험설계사들 중 성추행 때문에 퇴직한 분들이 많다", "업무 특성상 섬범죄에 노출될 일이 많다. 여성 보험설계사들이 76%인데 성별과 고객이라는 갑을관계가 동시에 적용된다"는 내용의 리포팅을 전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피해자는 사과를 바랐다"며 김흥국의 육성 파일을 공개했다. 김흥국은 "술을 한 잔 같이 먹었고. 진짜 좋고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만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친하게 가깝게 된 건데. 그걸 자꾸 우리 관계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이라고 한 말을 전했다. 

한편 김흥국 측은 16일 한 매체를 통해 김흥국과 A씨가 주고 받은 문자 메세지 내역을 증거 자료로 복원 중이라며 "호텔 투숙 이후 (A씨가) 여러 요구를 하며 힘들게 해 지워버린 것이다. 전부 복원하기 위해 의뢰를 해놨고 추후 경찰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원된 문자 메세지 내용이 김흥국의 성폭행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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