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홍배 기자]검찰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능인선원 주지 지광 스님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조선일보는 검찰이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했을 때도 이 내용을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대선을 며칠 앞두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능인선원 주지 지광 스님을 만나라고 지시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능인선원은 신도 수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선원(禪院·불교 교육기관)의 하나로 꼽힌다. 이후 김 전 기획관이 서울 모처에서 지광 스님을 만났고 "불교대학 설립에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런 내용을 진술했고, 지광 스님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 스님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기획관 등의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광 스님은 언론인 출신으로 1980년 강제 해직된 뒤 출가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1984년에는 서울 서초동에 능인선원을 개원하고 이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내면서 능인선원을 신도 25만명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 도심 사찰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2007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서울대 중퇴’ 경력이 허위임을 고백해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이같은 사실이 포교와 사찰 확장을 위한 선전 과정에서 쓰였던 점 때문에 여론의 비난이 컸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명박, 이러려고 대통령했나”, “갉아먹어도 너무 심했군.”, “이번엔 교회?”등 비난 글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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