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 82회 마스터스가 5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마스터스의 ‘함성 천둥’은 우승 경쟁으로 긴장감이 팽팽한 마지막 라운드 후반의 상징이다. 그래서 “마스터스는 일요일(4라운드) 후반이 되어야 진짜 시작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는 대회 개막전부터 코스 곳곳에서 쩌렁쩌렁한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바로 부상과 슬럼프를 극복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가 출전 때문이다. 3년만에 복귀한 우즈를 보기 위해 갤러리도 인산인해를 이뤘고 대회 첫날 암표값은 이미 600만원을 넘어서 마스터즈 흥행을 예고했다.

이에 부응한 듯 3일 연습라운드에서 우즈는 9개 홀만 돌면서도 이글 2개를 잡았다. 파 5인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각각 5m와 1.2m 퍼트를 넣었다. 전날 2번홀 칩인까지 합치면 벌써 세번째 이글이다. 허리 부상으로 신음하다가 3년 만에 건강하게 오거스타에 돌아온 우즈의 표정은 현지 날씨처럼 밝았다.
  
함께 연습라운드를 한 토마스 피터스(벨기에)는 “대단했다”고 했고, 노장 프레드 커플스(59·미국)는 “아주 재미있었다. 좋은 샷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홀 주위를 열 겹 이상 둘러싼 수많은 갤러리는 돌아온 골프 황제를 보면서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즈는 앞서 인터뷰에서 21년 전인 1997년, 2위를 12타 차로 제치고 우승한 마스터스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라고 했다. 부상에 시달리던 우즈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역대 최고의 재기’ 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우즈는 “버스와 충돌하는 자동차 사고를 겪은 뒤에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벤 호건이야말로 최고의 재기 선수”라고 했다.

 
우즈의 이번 마스터즈에 임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마스터스를 33년간 중계해, 미국에서 ‘마스터스의 목소리’로 통하는 CBS 방송의 캐스터 짐 난츠는 “올해 마스터스가 역대 최고로 기대되는 대회”라고 말했다. 역대 마스터스 중 경기 전부터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2001년 대회였다. 전년도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우즈가 마스터스마저 정복하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타이거슬램’ 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 때보다 기대가 더 크다. 이번에도 역시 주연 배우는 역시 우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50세를 바라보는 노장 필 미켈슨은 최고령 우승에 도전한다.

과연 타이거 우즈가 그린자켓을 입을 수 있을까 우즈는 한국시간 5일 오후 11시42분 마크 레시먼, 토미 플릿우드와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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