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촛불 혁명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다가온다. 현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 여려 면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고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집권 초기 지속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집권기간 동안 평균 70%대에 가까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 쪽에서 먼저 종전선언 얘기도 나온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북핵폐기를 이끌어 내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끌어 낸 대통령으로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통령‘의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정치 상황은 출범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여권의 차기 유력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문에 휘말려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데 이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도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를 떠났다는 의혹으로 인해 자진사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권리당원, 이른바 ‘드루킹’으로 불리는 네티즌이 인위적으로 댓글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친문핵심 김경수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외교적 노략과는 달리 출범 1년이 다 되어가는 문재인 정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 최근 일련의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친문(親文)과 비문간의 ‘내부암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전 정권의 ‘판박이‘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의도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이같은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정설처럼 돌고 있다.

그 내용을 종합하면 첫째, 일단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는 단순한 ‘미투(Me Too)’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그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여권의 차기 권력 경쟁 구도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친문과 비문, 운동권 출신 등이 이 자리를 놓고 이미 치열한 경쟁을 시작됐다는 설이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전해철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에 당선된다면 친문(친문재인)이 큰 힘을 얻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대중적 인기와 결합해 친문은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게 된다. 친문이 오는 8월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총선 공천권도 행사할 것이다. 아마 대선 후보도 친문에서 뽑으려 할 것이란 얘기다.

둘째, ‘소문’만 무성했던 온라인상 ‘친문’ 세력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온라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전에는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에 친문 성향 네티즌들이 몰려가 ‘비추천’을 누르고, 유리한 기사에는 ‘추천’을 누른다는 소문이 정치권에는 파다했다. 하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여론의 쏠림으로 받아들여졌다.

셋째, 과거 정치권에서 ‘차떼기’로 인력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는 구태가 이제는 그 무대를 온라인으로 바꿔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을 살펴볼 때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는 정치세력은 현 야당이 아니라 이른바 비문으로 분류되는 현 여권의 또 다른 분파라는 설이다.

20일 선데이저널은 이러한 ‘설’의 중심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란 이유로 친문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친문 핵심에서는 그를 원조 친문으로 보지 않는다.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청와대 비서관·선임행정관 급으로 성장해 여전히 전국적 ‘연락망’을 갖고 있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들의 상징적인 리더로도 인식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등에 업고 현 정권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마치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 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왕실장으로 불렸던 것처럼, 문재인 정부 청와대 내에서는 그를 일컬어 ‘총통령’이라고까지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장관급 인사도 결국 임 실장이 ‘NO’를 외치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현 정권에서 임종석 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그룹으로는 이용섭 전 의원과 김진표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이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 역할을 문재인 정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로 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 곧바로 대선 출마 준비를 할 것을 대비해 모종의 음모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은 정치권에 파다하다. 실제로 서울시장 재직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박원순 시장과 관련된 X파일 시나리오가 극비리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 여권 내에 박 시장 당선보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끝으로 매체는 “이 전 시장이 당 후보가 된다는 것은 친문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뜻이다. 그가 당선되면 원하든, 원치 않던 친문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놓고 친문과 비문 간 치열한 이전투구가 한창”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추측성 ‘설’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확산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다수의 국민들은 ‘이명박근혜’에 대한 분노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이 '촛불정부'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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