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평양시민들이 점심시간에 거리에 나와 길을 걷고 있다.
[김홍배 기자]북한은 3월 초까지만 해도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하면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한달 만에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게다가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해 놓은 상황에서 지난달 내부 매체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화했다.

당시 북한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화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게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4.27 남북정상회담. 북한주민들은 지난 두서너 달 동안 '경천동지'할 일을 보고 들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은 매우 들뜨고 고무돼 있다. 거의 광분 상태다. 김정은이 정말 대단한 지도자라고 믿게 됐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줄기차게 밀고 나가 핵무기를 완성하고 나니 남조선 대통령은 물론이고 미국 중국 일본이 모두 김정은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핵무기는 다 됐으니 경제발전에 진력하자는 김정은 선언에 열광하고 있다.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이 그대로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사실 북한 주민 절대다수는 정권이 선전하는 대로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그들에겐 북한정권이 알려주는 사실 외에 다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 2일 오후 평양 창전거리에 교통경찰 오토바이와 택시가 대기해 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북한 노동신문 등이 그때그때 바로바로 알려주고 있는 일도 북한주민들에겐 전에 없던 일이다. 김정은 동지가 정말 대단하다, 남조선까지 휘젓고 있구나,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제 북한주민들은 조국통일이 가능하다고 믿게 됐다. 물론 적화통일이다. 김정은은 그걸 해 낼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 한국에서는 한국 주도하에 북한이 변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주도하에 노동당 대남전략에 의해 남한이 변할 거라고 믿고 있다. 평화협정을 맺고 미군이 철수하고 핵으로 위협하면 조국통일은 멀지 않았다고. 지금 상황은 내가 북한에서 교육받은 그대로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비핵화'에 대해 북한주민들의 생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에서는 오직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말만 있다. 김일성 때부터 써 온 말이다. 이는 남조선에서 핵무기와 함께 미군이 물러가는 것을 말한다. 나도 북한에서 그렇게 교육받았고, 군대에서는 내가 그렇게 가르쳤다. 인민군의 학습제강(교본)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게 선대의 유훈이라는 조선반도 비핵화의 실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은 지금도 한국에 미군의 핵무기가 있는 줄 알고 있다. 수백 수천 개의 '핵배낭'(소형 전술핵무기)을 미군이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번에 김정은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니 미국이 마침내 겁을 먹고 미군과 핵무기를 남조선에서 철수시키는 것으로 믿고 있다. 김정은이 대외적으로 '완전한 조선(한)반도 비핵화'라는 말만 쓰고 있는 점을 잘 새겨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용  데일리NK 대표는 판문점 선언에 '비핵화'라는 문구가 들어간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이) 비핵화가 뭐냐, 라고 물어보니까, 여맹위원장 등은 '큰 무기는 안 만들 거다, 무서운 무기를 만들지 않는 거다'라는 식으로 주민들이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북 매체인 데일리NK는 7일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북한 당국이 각 지역에 주민 반응과 동향을 면밀하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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