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검찰이 사기 등 혐의로 국내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하는 등 시장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업체 ‘두나무’를 압수수색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나무는 업비트를 운영하며 가상화폐를 보유하지 않았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사기·사전자기록등위작행사)와 거래소 법인계좌에 들어 있는 고객 자금을 대표자나 임원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화폐 거래 실태를 점검하며 위법 정황이 있는 사례들을 수사당국에 통보했고 이 가운데 업비트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횡령 및 사기 혐의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 등 2명이 구속기소된 바 있다.

업비트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비트코인은 오후 3시30분 990만9천원에서 오후 4시40분 891만4천원으로 1시간여 만에 10% 하락했다. 또 다른 대표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81만원에서 65만9천원으로 18.6% 급락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액만 2,114억, 당기순이익 1,093억원을 기록한 업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가상화폐 시세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오후 5시께 전일대비 7.3% 가량 하락한 92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6.9%가량 하락한 74만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인네스트에 이어 또 한 번의 악재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장의 일시적으로 얼어붙는 건 불가피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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