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이후 시리아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세 번째 군사적 충돌을 벌여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45년 전 중동전쟁 이후 최대규모의 군사작전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스라엘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대비해 군 경계 태세를 발동했으며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골란 고원 주민들에게 대피 경보를 내렸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결국 10일 자정을 넘긴 새벽 시리아 남서쪽에 위치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군 초소에 20발의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이란은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오전 1시 45분부터 시리아 내 이란 거점에 28대의 전투기를 급파해 공대지 미사일 60여 발과 지대지 미사일 10여 발 등 70여 발을 발사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공격으로 시리아군과 친정부군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를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누구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7배로 보복할 것이고, 누구든 이스라엘 공격을 준비한다면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 공격 방침을 밝히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알래딘 보루제르디 이란 안보ㆍ외교상임위원장은 리스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위험한 게임에 돌입했다"며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핵합의 탈퇴를 결정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공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긴장 상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력 충돌이 이어지자 시리아 정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대치는 시리아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규정했다고 사나 통신이 전했다. 유엔 등은 당사국에 긴장 완화를 주문했지만 미국은 핵합의 탈퇴로 갈등을 주도하고 있고, 시리아 정부에 우호적인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못본 체 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마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하면 자신들도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 전역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핵합의 유지 입장을 밝히면서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비난하는 등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 군사적 충돌을 중재할 세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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