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전경
[김승혜 기자]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딤'이 열리는 싱가포르에는 벌써부터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한껏 들뜬 분위기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거론되는 호텔들은 이미 다음달 12일 전후로 객실 예약이 마감됐다.

11일 아침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들은 일부 시민들도 “올림픽을 유치해도 이렇게 흥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사적 회담을 계기로 싱가포르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했다.

채널뉴스아시아 시청자 치바라우씨는 “싱가포르의 더운 날씨 속에서 북한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의 차량과 함께 뛰는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며 “어떤 장면들이 펼쳐질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 호위총국 소속 경호원 10여명이 차량을 겹겹이 에워싼 채 질주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 독립한 동남아의 작은 섬나라. 면적은 697㎢로 서울(605㎢)보다 약간 크고, 인구는 579만명으로 서울(1020만명)의 57% 수준이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 1순위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이 호텔 주변은 모두 안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곳에서는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아시아 28개국이 참석하는 아시아안보회의가 2002년부터 매년 6월 초 열리고 있다. 국제 외교행사를 치른 경험이 많아 경호와 의전 측면에서도 가장 무난한 선택지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타이완 총통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력도 있다.

호텔 정원 오솔길은 약혼자들의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하다. 김정은과 트럼프 두 정상이 함께 걷는다면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 도보 다리 산책과 비슷한 장면이 예상된다.

외교가에서는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3000명 정도의 취재진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50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싱가포르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썬택 시티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확한 회담 장소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제 외교 중심지로 각인될 전망이다.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회담이 성공하면 싱가포르는 주요 협상 장소로서 엄청난 위상을 얻을 것이며 회담이 실패해도 전혀 손해볼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싱가포르 외교부는 10일 밤 공식성명에서 “회담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만남이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기대를 증진시키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셴룽(李顯龍) 총리 역시 11일 트위터에 “양국 정상회담은 평화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이라면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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