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한겨레 소속 현직기자가 마약 투약 혐의 입건된 후 경찰의 추가 조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한겨레는 "해고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한겨레 기자 허모 씨를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허 기자는 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지인이 경찰 내사를 받고 있었는데 자신은 지인과 함께 있었던 이유만으로 경찰의 임의동행에 응해 조사에 협조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 조사 내용이 확산되면서 미확인된 정보로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최초 소식이 전해진 이후 허 기자가 입건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후 추가 조사가 나오면 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경찰 조사 발표는 마약 투약 현장으로 지목된 곳에서 바로 진행된 조사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이후 추가 조사인 모발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것이다. 모발 검사는 과거 마약 투약 전력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대상자에 한해 실시하고 여죄를 캐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경찰은 현장에서 허 기자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해 시약 검사를 했고, 추가 조사를 하기 위해 허 기자의 모발을 채취했다. 통상 모발검사는 2주가 걸리는데 이날 경찰은 양성 판정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허 기자는 하지만 지난 10일 ‘경찰이 모발 샘플을 채취했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당시 허 기자는 마약 투약 전력이 있어 경찰 내사를 받고 있는 지인과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조사를 받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현장에 다른 누가 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허 기자는 지난 1일 관악구의 한 장소에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기로 한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애초 경찰이 허 기자의 지인이 아니라 허 기자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 내용을 잡고 내사를 벌이면서 현장에 들이닥쳐 조사를 벌인 것으로 나왔다. 

허 기자는 미확인 정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정보 출처를 찾아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었다. 하지만 모발 검사에서 과거 투약 여부에 대한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허 기자의 마약 투약 양성 반응으로 나온 성분은 필로폰이다.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 등보다 필로폰은 일명 ‘히로뽕’으로 불리며 중독성이 강하다. 형벌 처벌도 무겁다. 필로폰을 소지하기만 해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엄중 처벌을 받게 된다. 허 기자가 필로폰 투약을 가르는 조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과거에도 상습 투약을 했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허 기자는 모발 검사 양성 판정이 나오기 전 미디어오늘과 나눈 메시지에서 “제가 의심받는 것처럼 어떤 상습 투약이나 유통 등에 관계한 것이 아니”라며 “경찰은 제 해명이 사실인지 더 추가조사 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저 역시 경찰의 입장을 이해 못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A씨를 다시 불러 공범과 상습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입장문에서 "독자와 주주, 시민 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실망,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누구보다도 엄격한 도덕률을 지켜야 할 한겨레신문 구성원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사실에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거듭 반성하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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