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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엘리트들이 애국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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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10: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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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당 조만식 선생 추모 강연하는 김형석 교수
허위를 진실로 둔갑시키는

사회악이 벌어지고 있어

신념이 아니라 자리를 따라

자신의 소신을 바꾸는 지도층

목적을 위한

이기심 버리고

정직과 진실의 길 걸어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마지막 부분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맏아들이 법정에서 호소하는 고백 이다.

“나는 검사가 지적한 대로 부족하고 죄 많은 과거를 살았습니다. 어떤 처벌을 받아도 감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우리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만은 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심원 여러분이나 판사가 내아버지를 죽였다는 판결을 내린다면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하느님을 믿지 못하게 될것 같다는 절망입니다”라는 절규이다.

신앙적 고백이 아니라도 좋다. 진실이 사라지고 거짓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는가.

이것은 법의 문제가 아니고 양심의 문제이다. 양심의 존재가치를 거부하는 일이다. 양심은 선한 삶을 위해 있다. 선한 삶은 인간 모두가 찾아 지켜야 하는 정신적 규범이다. 그 엄연한 사실을 스스로 포기한다면 우리는 금수보다도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어리석음과 사회악을 택하는 결과가 된다.

진실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거짓이 될 수는 없다. 그 진실을 찾아 살아온 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우리 각자가 정직한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사회적 가치인 진실을 위해서이다.

정직은 인간다움의 기본이다. 도산 안창호가 우리는 죽더라도 거짓말을 하지는 말자고 호소한 것은 정직 이상의 애국심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완전한 인간이 못 된다.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과오를 범할 때도 있다. 진실을 찾기 위해 과학적 사고를 중요시하며 역사적 사실의 진실성을 찾는다. 사실을 사리대로 보아 진실을 찾고 그 진실에 입각해서 가치판단을 내리는 것이 사회과학의 기본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진실을 알면서도 은폐하는 잘못이다. 잘못이라기보다 범죄이다.

우리 모두가 진실을 보고 알면서도 침묵을 지키거나 외면해 버린다면 社會의 善한 秩序는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그런데 더 큰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가 있다. 그 진실을 허위로 조작하는 일이며 때로는 허위를 진실로 둔갑시키는 사회악을 저지르는 사태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간 목적을 위해 역사의 궁극적인 목적을 폐기하는 잘못이며 개인이나 이기적인 집단을 위해 사회 전체를 위한 질서를 유린하는 행동이다. 그런 사람이나 집단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 방법을 써도 잘못이 아니다’라는 엄청난 독선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고와 가치관이 남아 있는 시대와 사회에는 정직과 진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독재정치가 그러했고 공산주의 사회가 그 길을 택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역사가 보여준 그대로다. 이런 역사의 교훈과 심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계속되어야 한다.

정직한 사람들이 없어지고 진실을 사랑하고 위하는 사회가 못 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회악을 저지르는 지도층 사람들이 어디에나 존재한다.

정치계는 더욱 그렇다. 교수로 있을 때는 반대하던 정책을 정치계에 몸담게 되면서는 긍정적으로 주장하는 지성인이 있다. 여당 때는 찬동하던 국회의원이 야당이 되면 악으로 규정한다.

그래도 우리가 믿고 싶은 대상은 고급 공무원이나 사법부의 중진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권에 따라 진실을 외면하며 애국적 양심을 버리고 이기적 선택을 한다면 국가의 장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불행과 과오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의 하나가 언론이다. 신문과 방송이 중심이 된다. 그런데 그런 사회적 공공기관까지도 진실을 외면하는가 하면 진실을 허위로 조작하기도 한다. 容恕할 수 없는 범죄이다.

그런 경우에는 누가 그 평가와 심판을 내려야 하는가. 시청자와 독자들이 정직과 진실을 위해 선택하는 권리와 의무가 있을 뿐이다.

정직과 진실이 애국의 길이기 때문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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