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제1회 전자정부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김만호 기자]6·13 지방선거 패배 수습에 나선 야권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압승 분위기를 이어갈 대표를 뽑는 당권 경쟁으로 향하고 있다. 20명 가까운 당대표 후보가 거론되는 가운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그런만큼 김부겸 장관의 행보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려 있다. 민주당의 한 비문(비문재인)계 의원은 “김 장관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문계에서 봤을 때는 김 장관이 완전한 비문도 아닌 데다 당 지도부가 친문이 됐을 때 오히려 비문이 위기감을 느끼고 세력화하는 것을 우려해 김 장관 카드가 힘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장관이 이달 말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개각에 맞춰 장관직을 사퇴하고 당대표 선거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장관이 선거 캠프로 쓸 사무실을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장관 측은 즉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출마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김 장관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에서 승리하며 '전국 정당' 입지를 다진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상징성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이같은 출마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다른 친문 인사들에 비해 당내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실제 선거전이 시작되면 당원 투표 등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 장관이 막강한 권한을 갖는 당대표를 맡는 걸 탐탁지 않아 하는 경쟁 주자들의 견제가 작동할 가능성도 있고 당장 장관직을 스스로 관두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친노·친문계 큰형님’ 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친문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이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하고 본인이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에선 7선의 이 의원 출마에 대한 거부감도 흐른다. 완고한 이미지가 있어 야당과의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아 친문 의원들 사이에서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친문 초선 의원은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을 제대로 방어해내는 정치력 있는 중진이 대표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정당도 확 바뀌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담아낼 수 없다는 리스크가 있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로 대권후보로 위상이 높아진 김부겸 장관, 그의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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