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세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 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형약국을 차명으로 운영하며 1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을 포착해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의혹 및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혐의 등을 조사했다고 29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조 회장은 약사와 이면 계약을 맺고 2000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에 O약국을 개설했다. O약국은 인하대병원에 인접한 약국으로 국내 약국 중 매출액 규모가 최상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은 그룹의 부동산 관리 계열사 정석기업이 보유한 건물에 약국 공간을 제공하는 등 일종의 투자를 한 뒤 발생한 이득의 일정 지분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약국은 약사 자격증이 없으면 개설할 수 없어 약사가 면허를 대여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조 회장 측이 약국 개설 직후부터 20년 가까이 챙긴 부당이득이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정석기업에 비용을 부풀려 일감을 몰아주고 일가가 소유한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받아내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수십억원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정황도 포착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9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저비용 항공사(LCC)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미국인인 조 전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데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률 검토를 벌여왔다. 항공 관련 법 규정에서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 보호를 위해 등기임원에서 외국인 배제를 지시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면허 취소 처분도 가능하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에서 시작된 사태가 두 달 넘도록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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