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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시대 개막...달라진 '新 풍속도'
신소희 기자  |  roryrory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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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1  1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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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희 기자] 오늘부터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무시대가 열렸다. 2004년 주 5일제 도입 이후 노동 환경에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단순히 근로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를 넘어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며 "노동시간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업무 형태, 임금 체계, 조직 문화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근로시간이 줄어들면 받던 수당 등이 줄어들면서 노동자 임금이 감소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일주일에 12시간 이상의 연장 근로는 제한됨에 따라 12시간 이상의 근로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휴일이나 야간 근무가 많은 직종의 노동자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다음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4만 9000명의 임금이 평균 7.9%(41만 7000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 굶는 삶'이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 달라진 사회 풍속도는 어떨까

식당가는 "죽을 맛" 노래방은 "곡소리"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시행과 관련해 6개월의 계도 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법 위반 시범 케이스에 걸릴 것을 우려해 회식금지령을 내리는 등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기 전부터 회식을 1차만 하고 끝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최소 1주일 전에 회식을 공지하고 1차에서 끝내며 9시 전에 마무리하자는 내용의 ‘119’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의 적용을 받지 않은 기업들조차 사회 분위기를 타고 회식 등을 자제하는 추세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한 언론사 취재진이 찾은 현장에서는 “당장 내일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도대체 누굴 위한 정부냐”는 비판까지 상인들의 아우성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여의도에서 9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필수(가명)씨는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가 처음 식당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피크 시간대인 저녁 7~8시에는 상가 건물 화장실 앞까지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지금은 예약은커녕 테이블 반 이상이 비어 있다. 전씨는 “늘 하는 말로 들리겠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때보다 훨씬 힘든 것 같다”며 “경기가 나빠지면서 매출은 계속 줄고 있는데 7월부터 회식까지 사라지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떨었다.

인근에서 장어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숙자(가명)씨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다른 외식 메뉴에 비해 비교적 고가인 장어는 회식 등 저녁 장사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2년 전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손님이 줄어든데다 이번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저녁 손님이 없는 삶’이 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그나마 단골손님을 중심으로 하루 몇 건씩 이어지던 저녁 예약은 7월부터는 전멸하다시피 했다. 그가 보여준 예약 장부에 적힌 7월 예약은 단 1건에 불과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정명환(가명) 씨는 “미투 운동이 한창 거셀 때부터 업장을 찾는 손님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혹시라도 모를 ‘미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장사꾼 입장에서는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관람 늘리겠다"...레저·영화·쇼핑 행사 '풍성'

관객 10명 중 7명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이후 영화 관람을 늘릴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가 CGV와 함께 지난달 28∼29일 CGV 회원(20∼44세) 654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 시행 이후 여가활동 변화'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전에 주중 여가활동으로 TV 시청(27.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극장 영화 관람(11.0%), 게임(10.4%), 극장 외 영화 관람(7.8%) 등의 순이었다.

극장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함께 점진적으로 관객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

극장 관객은 과거 주5일제 시행 때도 폭발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주 5일제가 도입된 2004년 6천825만명이던 관객은 2005년 1억2천335만명으로 배 가까이 급증했다. 물론 주 52시간 근무제의 여파는 주 5일제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멀티플렉스가 급증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극장과 관객 모두 포화 상태로 접어들었다.

유통·레저 업계는 영화·놀이시설 할인부터 퇴근 후 쇼핑족을 위한 백화점 세일 등을 평일 저녁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퇴근 후 여가를 즐기는 고객이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일 저녁을 이용한 직장인 대상 행사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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