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영화계에서 열일하는 배우를 손꼽자면 단연 강동원(37)이다. 김지운(54) 감독의 첫 SF작 '인랑'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1999년 오키우라 히로유키(52)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한국 상황에 맞게 실사화한 작품이다. 원작과 다른 결말을 그렸다. 강동원은 "원작과 같은 결말을 찍기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원작처럼 가는 것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했다. 너무 어둡다."

영화에서 강동원이 맡은 역은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이다. 인간과 늑대의 모습을 둘 다 지닌 인간병기로 길러진 인물이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감정 표현을 절제한다.

강동원은 "일단 '선명하게 연기하자'는 생각을 안 했다"며 "최대한 감정표현을 안 하는 캐릭터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봤을 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아무 표현을 안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었다. 감독의 주문대로 연기했는데, 원작보다 더 차갑게 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마지막에 한 번 감정을 드러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영화 '형사'(2005), '전우치'(2009),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에서 현란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40㎏에 육박하는 강화복을 입고 강렬한 액션을 연기한다. 거의 대부분의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액션 연기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매번 쾌감을 느낀다. 내 쾌감보다는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나의 동작을 더 낫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해주는 게 좋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동작을 하는 사람이 잘 없다. 찾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 정보기관 '공안부'의 암투와 인랑의 활약이다.

다른 한 축은 임중경과 '이윤희'(한효주)의 로맨스다. 임중경은 짐승이 되기를 강요하는 임무와 이윤희에게 끌리는 인간의 마음 사이에서 흔들린다.

강동원은 최근 불거진 한효주(31)와의 열애설을 부인한 바 있다. 예전부터 여자친구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있어도 없고, 없어도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있어도 없고 없으면 없다' 이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답이 없다. 영화 인터뷰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적인 이야기를 다 할 수도 없고, 거짓말을 계속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신인 때부터 그 말을 해왔다."

일부 여성 팬들의 '강동원 만은 공공재로 남아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말이 무섭다. 나는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 아니다.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패션모델로 데뷔한 강동원은 어느덧 연기 경력 15년차가 됐다. 2003년 MBC TV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연기를 시작한 뒤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 '매직'(2004),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초능력자'(2010) '의형제'(2010) '검은 사제들'(2015) '마스터'(2016)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다.

강동원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 LA'(감독 사이먼 웨스트)의 주연으로 발탁,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데뷔했을 때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이야기했던 것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나이가 어리다보니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진출하는 것보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게 더 좋다"고 표현했다. 친한 형이랑 몇 십 년 전에는 해외 진출을 해서 아시아 마켓을 만들자고 한 적도 있다."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 바닥이 일하면서 보니까 '내가 여기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라며 배우로서 살아가는 고민을 토로했다.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는 심정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그냥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영어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까 그들의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쉽지 않더라. 연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2의 언어로 얼마만큼 연기를 잘 할 수 있을지 싶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있다. 지금 나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엄청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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