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폭염에 유통가가 울고 웃는 분위기다. 백화점, 쇼핑몰 등은 방문자가 늘면서 '폭염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별다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은 시쳇말로 곡소리가 날 지경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쇼핑몰 등은 폭염을 피하려는 방문객들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등은 매출 증가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우선 롯데월드몰에는 지난 2일 21만명이 방문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 주중 하루 평균 방문객이 11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이 이곳을 찾은 것이다.

백화점도 북적이고 있다. 무더위를 시원한 백화점에서 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서다. 롯데백화점이 주차장 사용 시간으로 고객 체류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체류시간은 평소의 1.5배 수준인 3시간30분으로 집계됐다.

실제 체류시간이 긴 만큼 매출도 늘어났다. 지난달 기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야간시간대 방문자가 늘기는 했지만 방문자와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롯데마트 매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트도 가장 더웠던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15일 동안 방문객수는 3.7%, 매출은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이마트에서 폭염의 특수를 누린 곳은 온라인몰로 매출이 26.4%나 뛰어올랐다.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매장은 한숨이 커지고 있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 진열대가 사라졌고 가락시장에서는 과일 신선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손님들마저 찾지 않으면서 물건을 팔지 못하고 있다.

옷이나 잡화를 파는 상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대문 영천시장에서 옷을 파는 상인 남모(55)씨는 “에어콘이 있긴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손님이 없어 전기만 축내는 꼴”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 쇼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에는 더위를 피할 겸 사람이 몰렸다"며 "반면 온라인 구매로 대신할 수 있는 대형마트는 큰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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