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한국뿐 아니라 북반구 전체가 이상고온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만 이렇게 더운 것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더 사태가 심각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증가할 확률이 95%이상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싸구려 공상과학소설 속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지구과학자들은 지구 전체가 온실처럼 변해 지구가 120만년 만에 가장 더워지는 치명적인 상황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지구에서 매년 발생하는 것처럼 극지방의 얼음이 계속해서 녹고, 훼손으로 삼림이 줄어들며 온실가스 배출이 최대치를 기록하게 될 경우, 지구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만약 현재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인류는 멸망에 가까운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해양대기청이 예상한 바에 의하면 21세 동안 최저 0.3m, 최대 2.5m 상승할한다. 1미터 정도 해수면이 상승하면 우리나라는 여의도 면적 300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침수된다. 몰디브 같이 도서 국가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수많은 해안도시 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베니스, 런던, 뉴욕, 마이애미 경우 폭풍의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날 여러 나라의 지구과학자들이 공동 연구해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2도 이상 높아지게 되면 지구 자체의 컨트롤 시스템이 작동하게 될 것이며 이제까지는 인류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이 컨트롤 시스템이 그때는 '인류의 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컨대 지구의 숲들과 바다는 현재 매년 45억t의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하고 있는데 2도 이상 기온 상승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버리면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CO₂를 방출해 온도 상승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동토층에 묻혔던 메탄 등 온실가스마저 다량으로 내뿜어지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지구의 기온의 현재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1도 상승한 상태이며 10년마다 0.17도의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지난 2015년 지구의 기온 상승을 2도 미만으로 가능하면 1.5도 아래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했었다. 그러나 이들 지구과학자들의 분석이 맞다면 CO₂를 억제하기 위한 현재의 계획들은 충분하지 못하다.

보고서를 공동집필한 스톡홀름회복센터(Stockholm Resilence Center)의 요한 록스트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인류가 지구를 컨트롤해 왔다. 그러나 온도가 2도 이상 높아지면 지구 자체의 컨트롤 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만조로 물에 잠긴 베네치아
보고서에 따르면 그럴 경우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4∼5도 오른 상태에서 다시 안정될 것이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은 지금보다 10∼60m 상승하게 된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거주 불가능한 '불가마(hothouse)' 지역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지구과학자들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단적인 이상기후들에 대해 지구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온난화에 훨씬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록스트룀 교수는 기온이 1도 오른 상태에서 벌써 이 같은 이상기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증거들을 좀더 주의깊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인류가 지구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조정하면 지구 전체가 온실처럼 변하는 악몽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류가 지구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지구 자체의 컨트롤 시스템이 인류에 적대적으로 바뀌는 대신 지금까지처럼 우호적으로 남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또다른 공동집필자인 코펜하겐 대학의 캐서린 리처드슨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21세기 중반까지는 모든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부지런히 나무를 심어 지구 전체를 녹화하는 한편 ▲태양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대기 중의 CO₂를 흡수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교수는 모든 인류가 지구를 지켜내기 위한 전사가 돼야 한다며 인류의 가치와 행동, 기술 등이 모두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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