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매케인 상원의원
[김홍배 기자]베트남전의 영웅이자, 미국 보수의 양심으로 많은 존경을 받아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암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81세.

매케인 상원의원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의 별세를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족에게 깊은 연민과 존경을 표한다"며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당신들과 함께 있다"고 애도했다. 

매케인의 죽음은 앞서 지난 24일 그의 가족들이 "지난해 여름 매케인 의원은 '악성 뇌교종(glioblastoma)' 진단을 받았고 예후는 심각했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기간 동안 생존했다. 하지만 병의 진행과 노화로 치료 중단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히면서 이미 예견됐었다. 

매케인 의원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본인 모두 해군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5년간 포로생활을 하며 온갖 고초를 겪었다.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7년 상원에 입성, 내리 6선을 지냈다. 2008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매케인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당론을 뛰어넘은 행보로 초당적 존경을 받아왔다.상원은 최근 채택된 국방수권법에 매케인법이란 이름을 붙여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명한 바 있다. 

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백악관과 갈등을 빚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내 경쟁 후보감으로 꼽히던 매케인을 향해 "포로로 붙잡혔다는 이유로 매케인을 전쟁영웅이라고 하는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매케인은 전쟁영웅이 아니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켈리 새들러 전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보좌관은 지난 5월 내부 회의에서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인준을 반대했던 매케인 의원에 대해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는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져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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