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컷뉴스 캡쳐
[신소희 기자]대전과 충남 지역에 밤새 많은 비가 내리면서 금강 갑천 유역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2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7시 10분부터 갑천유역 회덕지점의 수위가 계속 상승해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이러한 가운데 고작 100㎜ 안팎의 비에 대전 도심 도로와 상가, 주택 등이 침수되고 교통대란까지 이어지는 등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나간 태풍 '솔릭'에 대비해 각종 긴급 대책회의와 현장점검 등 총력 대응을 천명했던 시의 재난 대응 체계는 요란만 떤 채 고작 100㎜ 안팎의 비에 무너졌다.

이날 대전시가 오전 9시 기준으로 집계한 비 피해를 보면 유성구 전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고 도룡동 한 빌라 역시 지하주차장과 1층 침수로 차량 18대가 피해를 봤다.

이날 노컷뉴스에 따르면 구암동 한 빌라에서도 독거노인이 사는 1층 거실에 물이 들어찼고 장대동 한 빌딩 지하도 침수됐다. 죽동과 봉명동에서도 주택이 침수됐고 유성보건소도 물이 들어차는 피해를 봤다.

붕괴도 잇따랐다. 대덕구 덕암동과 읍내동에서 담장 붕괴 사고가 속출했고 유성구 장대동의 한 흙벽돌집도 무너졌다. 덕암동의 빌라 담장도 붕괴했다.

 
도로와 상가 침수, 교통대란도 이어졌다.

대전CBS 페이스북 페이지 '대전노컷'을 통해 독자들이 제보한 내용을 보면 대전 유성구 오토월드 인근 복용삼거리와 장대동 일부 상가, 대덕구 오정지하차도 등이 물에 잠겼다.

서구 대전평송청소년문화센터 앞 도로도 물이 가파르게 차오르면서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유성구 덕명동 한 지하상가도 침수 피해를 봤다.

시는 집중호우 상황대처 자료를 통해 누적 강수량을 발표하면서 28일 오전 9시 30분을 기준으로 대전 유성에 270.6㎜, 중구 문화동에 228㎜ 등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6일부터 온 비의 양을 모두 더한 것으로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상청 공식 집계 결과를 보면 27일 자정부터 28일 오전 10시 기준 139.9㎜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부터 28일까지 계속해서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점과 27일 정오를 기해 대전의 호우 특보가 해제되는 등 일부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는 점은 시의 대응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버스로 고작 정거장 두 곳을 지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며 "많은 비가 온 것도 아닌데 도로가 물에 잠겼다는 것은 그간 얼마나 관리가 소홀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세금이 아깝다"고도 했다.

시는 앞서 태풍 솔릭에 따른 호우와 강풍 피해 등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격상하고 5개 자치구와 협업해 대응을 빈틈없이 하고 수차례 밝혀왔다.

불과 일주일 전부터 최근 사이의 일이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갑천에 나가 현장 상황을 직접 방송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고작 100㎜ 안팎의 비에 도심이 마비 상태에 이르면서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하상도로 통제 현황을 묻자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와 각 자치구는 침수 등 각종 피해와 교통대란 등 시민불편이 이어진 뒤에야 부랴부랴 조치 현황을 확인하고 허 시장이 피해 현장 방문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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