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인천 지역 병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한 달 동안 3건이나 발생해 '수액주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26일 오전 7시 30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A(41)씨가 의식을 잃었다.

A씨는 가족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2시간 30여분만인 당일 오전 10시께 숨졌다. 그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설사와 복통 증상을 보여 이 병원을 찾았으며 의사에게 주사 1대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염 증상으로 이 병원을 찾은 B(54·여)씨는 당일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뒤 같은날 오후 6시 25분께 심정지 증상을 보였다. B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신고 접수 약 17분만인 오후 6시 42분께 숨졌다.

A씨의 유족은 경찰에서 "아침에 (B씨가) 배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다"며 "평소 앓는 지병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사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원인은 모호한 상태다.

앞서 지난 3일 낮 12시쯤 60대 여성 A씨와 B씨 등 2명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N의원에서 '마늘주사'로 불리는 건강보조제성 수액주사를 맞았다. 

이 가운데 A씨는 이날 30여분 동안 수액주사를 맞은 뒤 구토와 거동불가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종합병원인 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4일 만인 7일 오후 5시9분쯤 숨졌다.  B씨도 같은 증세를 보여 길병원 중환자실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20일 퇴원했다.

이들은 당시 길병원으로 옮겨진 뒤 패혈성 쇼크(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혈액배양검사에서는 그람 음성균의 일종인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가 검출됐다.

경찰은 A씨를 숨지게 하고 B씨를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N의원 병원장 이모(38)씨 등 의료진을 수사 중이다.

의료진이 투약 과정에서 오염된 의료도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N의원을 압수수색해 이씨와 간호사 2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또 최근 마늘주사와 수액을 제조한 제약회사에는 약물 혼합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청했다. 

이달 13일에는 인천의 한 개인병원에서 장염 증상으로 수액 주사를 맞은 50대 여성이 숨졌다.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5분쯤 인천시 부평구의 한 개인병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은 C(54·여)씨가 심정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C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신고 20여분 만인 오후 6시42분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이날 오후 5시50분쯤 장염 증상으로 개인병원을 찾아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수액 주사를 놓는데 관여한 의료진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 관계자은 "이들 사건의 과실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 알려면 좀더 시일 걸릴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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