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유시민 작가가 노무현 재단의 5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노무현재단은 지난 1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유 작가의 이사장 선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재단에 따르면 4일 평양에서 열리는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한다. 유 작가의 임기는 행사가 끝난 뒤인 5일부터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이사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후임을 물색해 왔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유 작가의 이사장 내정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처음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KBS 사장을 지낸 정연주와 친노 연예인들의 좌장 격인 배우 문성근이 거론됐지만 둘 다 고사했다고 한다.
  
유시민 역시 “정계를 떠나 자유인으로 살아온 지 오래”라며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해찬은 연일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

“자네(유시민)가 내 등골을 빼먹으려고 나를 당 대표로 밀었다는데, 그러면 자네도 그 때문에 내가 비우게 되는 자리(이사장직)를 맡아줘야 할 것 아닌가? 언제까지 ‘자유인’이라며 뺀질거리면서만 살 것인가?”

급기야는 ‘등골’ ‘뺀질거린다’는 말을 쓰며 ‘반협박’(?)까지 했다고 유시민 측근은 전했다. 측근에 따르면 결국 둘은 지난달 말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유시민이 손을 들었다. 이사장직을 수락한 것이다.

3일 중앙일보는 “유시민이 이해찬과 함께 전·현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하면 자연 스타급 조명을 받게 된다. 그걸 의식해 이해찬과 유시민, 노무현 재단이 이심전심으로 이사회를 앞당겨 열었을 것”이라는 수도권 민주당 중진 의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매체는 "이런 정황들은 정계를 떠난 유시민에게 정치를 재개할 기회를 줘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군에 들어가게끔 하려는 의도에서 이해찬이 이사장직을 물려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유시민은 이사장 취임이 정치 재개 신호탄 아니냐는 물음에 “취임한 뒤 다른 이슈들과 함께 묶어 입장을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유시민은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꼽힌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썰전’, ‘알쓸신잡’ 등에 출연하며 거침없는 발언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일각에서는 대중적 영향력이 큰 그의 재단 이사장 취임이 ‘정계 복귀 신호탄’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여권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그와 함께 몸 담았던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추후 유 신임 이사장을 중심으로 세력 결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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