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비슷한 음란사이트들이 우후죽순 난립한 이유가 있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2년 동안 운영하면서 음란물을 대량으로 유포하고, 해당 사이트에 도박사이트 등을 광고해 수억 원의 부당 수익을 챙긴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사이트를 비롯해 음란사이트 17개를 제작·관리해 준 프로그래머도 함께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폭력범죄 특례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프로그래머 A(36)씨와 음란사이트 운영자 B(31)씨를 구속하고 광고모집책 C(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8일 음란사이트 운영자 A(31)씨와 음란사이트 전문 제작자인 프로그래머 B(36)씨 등 2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가 운영하는 음란사이트 광고모집책 C(35)씨와 음란물을 게시한 사이트 회원 10명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2년 동안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18만여 명에게 성인음란물 6만6447건을 유포하고, 도박사이트 등을 광고해 주는 대가로 2억4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운영한 음란사이트는 하루 평균 방문객 4만명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운영하는 사이트 등 17개의 음란사이트를 제작·관리해 준 혐의다.

▲ 음란물사이트 운영 및 제작 범행 개요도
2006년 중국에서 결혼한 이후 현지에서 거주 중인 B씨는 사이트 1개당 2만여 건의 음란물이 미리 게재된 음란사이트 17개를 제작해 사이트 1개당 400만원을 받고 판매했고, 월 50만원의 서버 관리비를 받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줬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처럼 전문 제작자인 B씨의 관리로 인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음란사이트 운영자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제 A씨가 운영한 음란사이트의 경우 실제 서버는 일본에 있었지만 미국에 소재한 가상서버 서비스를 통해 실제 위치를 속이면서 사이트 제작과 시스템 관리는 중국에서 이뤄지고, 총괄적인 운영은 국내에서 이뤄지는 국제적 분업화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내사에 착수해 최근 운영자 A씨와 공범 C씨를 검거했고,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를 포함한 다수 운영자에게 음란사이트 제작 및 관리만을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전문 제작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경찰은 음란사이트 전문 제작자인 B씨가 최근 국내에 입국해 활동을 시작했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도○○'이라는 음란사이트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파싱 프로그램(자동수집 및 업로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내외 다른 음란사이트에서 음란물을 수집해 자신의 사이트에 게시하는 수법으로 재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서울 아파트를 압수수색하면서 대포폰 4대, 컴퓨터 2대, 현금 518만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4800만원 규모 재산에 대해 몰수보전 조치 및 조세탈루 혐의로 관계당국에 통보했다.

경찰은 또 B씨가 관리 중이던 음란사이트 17개를 모두 폐쇄 조치하고, 이들 사이트의 실제 운영자들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홍 사이버수사대장은 "불법촬영물 및 음란물 유포 범죄에 대해 오는 11월 20일까지 100일 동안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유통 플랫폼인 사이트 운영자 뿐만 아니라 제작자·개발자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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