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6월중 토론회 열어 입장 정리 계획

▲ 사진은 쌍용차, 대규모 중국 횡단 시승행사=본 기사와 상관없음
자동차 할부 금융서비스인 '카드복합 할부금융 상품'을 놓고 현대캐피탈과 다른 캐피탈업체들이 또 다시 격돌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연구원에 카드복합 할부금융 상품을 폐지할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6월 중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캐피탈 및 카드업계, 소비자 패널들을 모아놓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카드복합 상품은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하면, 결제액을 캐피탈사가 대신 갚아주는 금융상품이다. 대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로 결제 금액을 갚는 구조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상품을 이용하면 카드사가 제휴를 맺은 캐피탈사에게 수수료의 일부를 돌려주기 때문에 금리 부담을 일반 할부상품보다 1% 포인트 가량 낮출 수 있다.

카드복합상품은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처럼 캡티브시장(전속시장)이 없는 아주·KB·하나캐피탈 등은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상품 판매가 늘어나자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판매 점유율은 지난 2011년 86.6%에서 지난해에는 74.7%로 떨어졌다. 전체 신차 판매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66.8%에서 56.5%로 하락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올 3월 "해당 상품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갈등이 표면화됐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상품의 구조가 현대차의 돈(가맹점 수수료)으로 다른 캐피탈사들이 할인상품을 내놓는 방식이고, 카드사가 대손비용 없이 중계 수수료만 챙기기 때문에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며 상품의 폐지를 요구했다.

금감원은 당시 캐피탈사 임원들은 모아 회의를 열고 카드복합 할부금융 상품 판매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아주·KB·하나캐피탈 등 6개 캐피탈사 대표이사는 지난달 초 "이 상품이 없어지면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시장 경쟁을 통한 할부금리 인상을 견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현대차)과 반(反)현대캐피탈 그룹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자 금감원은 토론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복합상품의 폐지는 캐피탈사 간의 문제, 금융사와 자동차업계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면 대략적인 구도와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토론회에서 정리된 내용을 금융위 합동보고회에 보고해 위원들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