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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은 '자존심 긁기'에서 출발..."베트남은 불타 올랐다"
김홍배 기자  |  klmhb@sisaplu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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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7  07: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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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배 기자]한 베트남 매체가 박항서 감독과 필리핀의 스벤 에릭손 감독이 처한 상황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틴데타오’는 “에릭손 감독이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기려면 알렉스 퍼거슨 경에게 가서 물어야 한다”라는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정말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에릭손 감독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박 감독을 넘어서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6일 밤 9시 30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박항서 감독은 ‘폭스 스포츠’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면서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상대팀 필리핀의 지휘봉은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도 했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잡았다. 명성 높은 에릭손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박항서 감독은 승리를 거뒀고, 베트남 매체들은 찬사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겸손했다. 박항서 감독은 “나는 에릭손 감독과 비교되고 싶지 않다”면서 “에릭손 감독은 월드클래스 감독이다. 그를 상대해 매우 영광이다. 비록 내가 두 번 이겼지만 나의 수준은 그와 비교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이 같은 배려와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 부여에 대해 베트남 한 일간지는 다음과 같이 썼다.

경기에 앞서 박항서 감독이 기자회견을 마쳤을때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악수를 하러 찾아왔다. 경기전에 대회조직위원회는 두 감독이 다른 시간에 기자회견을 갖도록 시간을 조정했다. 홈팀인 필리핀의 기자회견이 먼저였다.

그러나 에릭손 감독은 박항서 감독을 만나러 돌아와서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자리에는 베트남과 필리핀의 두 선수도 참석했다. 두 감독은 악수를 하고 영어로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

박항서 감독과 스벤 에릭손 감독은 2002 월드컵과 2006 월드컵에 각각 한국팀 코치와 잉글랜드팀 감독으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에릭손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에 대해서 "물론 그들은 맨시티나 바르셀로나에서 뛸 수는 없지만 나는 그들이 유럽 클럽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믿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선수들의 넘버를 거론하기도 했다. 8번(쫑 호앙), 21번(딘 쫑), 3번(꿰 응옥 하이), 14번(꽁 프엉), 11번(안 득), 19번(꽝 하이), 20번(반 득)...

박항서 감독은 편안해보였고 에릭손 감독에 대해서 "그는 최정상급의 감독이지만 우리가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 "베트남 선수들은 리더가 목표를 설정하고 앞장서서 가면 정말로 죽기살기로 따라온다"라며 "베트남 선수들은 목표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감독은 "선수들이 생각하는 베트남 정신이 무엇이냐고 물으니까 단결심과 자존심, 고상함(영리함), 불굴의 투지 이렇게 4가지를 얘기했다"며 "한 가지 덧붙였던 게 목표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이 5가지를 저희끼리 베트남 정신이라고 부른다"며 "선수들이 나태해지거나 하면 베트남 정신이 상실돼가고 있다고 자존심을 긁으면 바뀌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리더쉽에 대해 "리더십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한테 진정성 있게 대하려고 하고 있고 일단 또 말이 안 통해서 주로 쉽게 마음 전달하는 것이 스킨십인데, 손으로 악수하거나 어깨동무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베트남이 승리하자 하노이와 호치민 등 주요 도시 곳곳은 붉게 물들었다. 시민들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들고 승용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부부젤라를 부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이들은 박항서 감독의 사진이나 대형 그림을 따라 다니며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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