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존슨앤드존슨(J&J)이 자사 제품인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수십년간 공개하지 않고 숨겨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존슨앤존스 본사에서 각종 메모와 문서들을 조사한 결과 지난 1971년부터 2000년대 초반 존슨앤존슨 탤크와 파우더에서 석면이 양성반응이 나왔다.

존슨앤존슨 경영진과 광산 매니저, 의료진, 변호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 존슨앤존슨 관계자들은 석면검출 사실을 논의했지만 이를 규제 당국과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957년과 1958년 한 컨설팅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존슨앤존슨의 이탈리아 공급시설에서 나온 탤크 물질은 섬유 모양의 바늘 같은 투각섬석으로 묘사돼 있다. 로이터는 이것이 석면으로 분류되는 6개 종류의 광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존슨앤존슨의 연구원들과 공급업체들은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견했다. 보고서들은 탤크와 파우더 제품에서 발견된 물질을 석면 혹은 석면을 의미하는 ‘섬유체’나 ‘간상체’로 표기했다.

그러나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1972년과 1975년 사이에 실시된 여러 실험에서 소량의 석면이 3건 실험에서 발견됐고 로이터는 주장했다. 특히 이 중 1건의 테스트에서는석면이 다량으로 검출됐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자사의 베이비파우더는 "석면으로부터 자유롭다"면서 관련 보도를 "허위"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회사 글로벌 미디어 담당 부사장인 에르니 크네비츠는 "우리가 사용하는 활석에는 석면이 포함되지 않았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수천건의 독립적인 시험 결과로부터 초점을 흐리려는 계산된 시도"라면서 밝혔다.

앞서 세인트루이스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7월 베이비파우더 등 제품을 사용하다가 암에 걸렸다고 주장한 22명에게 46억9천만 달러(약 5조3천208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바 있다.

당시 원고들은 존슨앤드존슨이 만든 베이비파우더를 비롯한 활석분이 든 화장품 제품을 쓰다가 난소암에 걸렸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들 역시 존슨앤드존슨이 1970년대 이미 내부적으로 활석분에 암을 유발하는 석면이 섞인 사실을 알고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두 건의 유사한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은 최대 4억1천7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모두 뒤집혔다.

이날 존슨앤드존슨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10%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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