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바람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간의 오랜 꿈은 115년 전 한 형제에 의해 현실이 됐다.

미국의 라이트 형제 중 동생 오빌 라이트는 1903년 12월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 근처의 모래언덕에서 가솔린 엔진을 단 비행체 '플라이어(The Flyer)'에 타고 12초간 약 120피트(36.6m)를 나는 데 성공했다.

장난감 기계와 자전거를 만들어서 파는 일을 하는 라이트 형제는 독일인 오토 릴리엔탈 때문에 비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토 릴리엔탈은 글라이더를 연구하고 직접 타기도 했는데, 결국 글라이더 비행 중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자극을 받은 라이트 형제는 1900년 10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작은 모래섬 키티 호크에서 동력 장치를 이용해서 하늘을 나는 비행기구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라이트 형제는 몇 년의 연구와 실험 끝에 드디어 엔진을 단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1903년 12월 14일에 라이트 형제는 키티 호크 섬을 찾아 직접 만든 엔진을 단 플라이어호의 시험 비행을 했다. 하지만 형 윌버가 탄 플라이어호는 이륙한 지 3초 만에 땅에 처박혔다.

3일 후, 라이트 형제는 다시 도전했다. 마침내 동생 오빌이 탄 플라이어호가 보기 좋게 ‘12초’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라이트 형제는 그날 총 네 번의 비행을 했는데, 그중 최고 기록은 59초 동안 244미터를 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처음부터 주목받지는 못했다. 오빌 라이트는 '우리는 어떻게 비행기를 만들었나'라는 사진집에서 "성공 직후 아버지에게 '신문에 총 4회의 비행 성공을 발표해 달라'고 전보를 쳤지만 당시 언론은 주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뒤 1908년에 형 윌버는 프랑스에서, 동생 오빌은 미국에서 공개적으로 비행 시범을 보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30년대 들어 민간 항공 운행이 시작되는 등 비행이 대중화됐고, 1969년에는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115년 전 오늘,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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