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배달의민족'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3600억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타깃은 배달앱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중국이나 북미 유럽보다는 동남아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힐하우스 캐피탈,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총 3600억여원(3억2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힐하우스 캐피탈이 주도하고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 등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 2016년 힐하우스 캐피탈로부터 570억원, 네이버로부터 350억원 등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누적 투자금은 5063억원으로 늘었다.

투자자들은 배민의 기업가치를 3조원으로 추정하며, 성장세와 미래 사업 등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에서 배민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월간 주문수는 2015년 1월 500만건에 불과했지만 2017년 1월 1000만건, 올해 7월 2000만건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27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지난 2016~2017년 300~350만명 수준에서 올해 800만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우아한형제들은 막대한 투자를 토대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0월 사업 운영과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으로 구성된 사업팀 10여명을 베트남 호찌민에 급파해 현지 사업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배달 앱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중국은 '어러머'와 '메이퇀뎬핑'이라는 로컬 배달앱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서비스를 하고, 북미나 유럽 역시 2011년을 기점으로 우버 등이 활성화되며 어느 정도 다져진 상태"라며 "배민이 국내 1위 60~70% 점유율을 기록하며 만든 노하우는 결국 IT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동남아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트남은 IT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주고, 국민들의 경우 연령대가 낮고 스마트폰 활용에 개방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며 "그랩푸드와 고젝, 로컬 업체들이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합작사를 설립해 음식 배달 앱 '라인 와우'를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일본 내에서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아 1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에도 투자해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등 신사업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배민은 올해 8월 피자헛과 손잡고 음식점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시범 운영했다. 딜리는 우아한형제들이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기술 기업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했다. 음식점 서빙 로봇과는 별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륜차 배달원이 수행하는 임무를 대신할 자율주행 배달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WSJ "음식배달앱 투자 열기 고조"…'배달의 민족' 조명

한편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음식배달 서비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특히 우리나라의 음식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주)우아한 형제들이 이날 중국 힐하우스캐피탈, 미국 세콰이어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GCI) 등 글로벌 큰 손들로부터 3억2000만달러(약3593억6000만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을 주목했다. 또 (주)우아한 형제들의 기업가치를 27억달러(약3조원)로 평가하고, 힐하우스캐피탈 경우 약 2년전에도 (주)우아한 형제들에 투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WSJ은 한국 음식배달 주문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이 이번 투자를 포함해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면서 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배달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인도 최대 음식배달 스타트업 스위기도 20일 남아프리카의 IT투자사 네스퍼스, 중국 텐센트 등으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스위기는 인도 50개 이상 도시에서 5만 이상 식당과 파트너십을 맺고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피자 주문 배달 스타트업 줌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3억7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8월에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주문앱 도어대시(DoorDash)가 2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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