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이사회, KB금융그룹 사태 분수령

▲ 답변하는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에 대해 "무조건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만약 합의가 안될 수 있다는 가정도 하지 말아달라"며 "오늘 무조건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은 국민은행 이사회나 KB금융지주의 입장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서 합의점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전산시스템 문제는 11월 경영협의회에서 이미 논의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지주측 입장에 대해 "그건 지주측의 이야기"라며 "내 판단을 다르다"고 각을 세웠다.

또 금융감독원에 특검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감사보고서가 있어도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에 열리는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에서는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논의가 재개된다.

지난 23일 열렸던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서는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이사회에서 사태를 해결하라는 최후통첩을 이 행장 측에 전달한 만큼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銀 이사회, KB금융그룹 사태 분수령

국민은행이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감사보고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이 종전에 비해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사회가 보고서 상정조차 반대했던 터라 안건이 채택될 지는 미지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리는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에서는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KB금융그룹이 내홍에 휘말린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감사보고서를 검토해 달라는 정 감사 측의 요구를 이사회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국민은행 이사회와 KB금융지주 측은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전산 시스템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감사 의견이 이미 지난해 11월 경영협의회 이전에 검토된 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감사보고서에서 제시된 의혹이 IBM에서 보내온 메일 한 통에서 시작된 만큼 감사보고서를 채택하면 최종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에 대한 정당성이 훼손된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IBM 시스템을 사용하는 은행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밖에 남아있지 않은 만큼 국민은행이 유닉스 체제로 교체한다면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염려한 IBM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30일까지 사태를 해결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경영진 문책과 법정공방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을 뒤집고 금융감독원에 해당 건을 보고한 정 감사에 대한 책임을 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KB금융지주는 "상임감사위원은 지난해 11월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지난 4월 은행·카드 이사회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인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이사회에서 감사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내분은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한 이사회의 결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편 지난 29일 마감한 전산 시스템 교체 재입찰에는 23일 참여한 SK C&C 이외 여타 업체는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은행 내부의 갈등이 겉으로 표출되면서 교체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은행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없게 됐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