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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왜 노영민인가?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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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2  1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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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청와대 입성을 두고 12일 한 매체는  '왕실장의 귀환… 비서실장 된 ‘文지기’'란 제목으로 표현했다.

말 그대로 대통령비서실의 장.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다. '비서'라는 직함이 붙는 공무원 중 가장 높은 직급을 가졌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그의 시집에서 자신은 책상물림 서생과는 거리가 멀다고 적었다. 대학 때는 대찬 운동권이었다. 1977년 박정희 정부의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고, 1978년 옥중투쟁을 벌이다 징역이 더해지기도 했다. 1979년 광복절특사로 석방됐지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수배되면서 끝내 연세대에서 제적됐다.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하며 생계를 위해 전기기술자가 되면서 사업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1986년 금강전기라는 작은 업체를 만들어 10여년간 운영했다. 노 비서실장은 한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전깃밥’ 외에 먹어본 적이 없다”며 “전기는 완벽한 세계다. 전기를 다루면서 꼼수를 부리면 죽음과 직결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직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하다는 의미에서 문 대통령을 전기에 비유했다. 문 대통령과 노 비서실장 간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볼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후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등장한 ‘486세대’ 중 한 명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만 46세에 불과했던 노 의원은 대선을 앞둔 2007년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 등을 지내며 중앙정치권에 익숙한 얼굴이 됐고, 이후 18대·19대를 거쳐 3선 국회의원이 되면서 이른바 ‘친노계 대표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노 실장은 중소기업을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역 의원 시절에는 친시장적 행보를 자주 보였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등 ‘시장을 잘 아는 운동권’으로 분류됐다.  초선의원 때는 조경태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미의원 친선모임’을 발족할 정도로 한미관계 증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여기에 좀더 노 실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날 선데이저널은 "노 실장은 대표적인 친기업주의자이자 삼성장학생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가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려 대표적 친기업주의자인 노 비서실장을 자리에 앉히고, 경제계 인사들을 만날 것까지 주문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 임명 다음 날 비서실장이 재계 인사들을 만날 것을 권하는 발언까지 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 대사는 반도체 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대만발(發) 치킨게임의 여파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폭락한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쳤던 2008년에는 ‘반도체의 날’ 제정을 제안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거목의 탄생과 성장을 응원했다.

노 대사는 2010년 국내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육성 정책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반도체 굴기에 맞서 시스템 반도체 육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 대사는 또한 2014년 ‘반도체장비 관세감면 연장’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2015년에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사업인 ‘전자정보디바이스사업’ 예산 확대를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중국대사로 임명된 뒤에도 꾸준히 ‘친(親)반도체’ 행보를 보였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2017년 중국 정부를 상대로 우리 기업에 대한 무리한 담합조사를 완화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노영민 실장을 임명한 것은 참여정부 때처럼 또 다시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 매체의 지적이다.

그래서일까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대통령은 사실 친기업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시장 기능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다.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친노동적이라고 많이 알려졌지만 아마 변호사 시절 인권 변호를 해서 이미지가 그러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처럼 말했다.

최근 문 대통령이 경제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친기업적 행보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를 모두 35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하며 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노 실장은 "대통령은 제게 기업들이 신나게 기업 활동을 해서 투자하고, 성장과 포용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노 실장의 발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려 대표적 '친기업주의자'인 노 비서실장을 자리에 앉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는 5~6월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역시 삼성바이오 수사를 이에 맞춰 최대한 윤곽을 드러내겠다는 계획이다.

정권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를 보이며 시작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위기의 경제' 돌파구로 과연 재벌, 그 중에서도 삼성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노 신임 비서실장의 역할 만큼이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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