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카풀' 시범 서비스를 결국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택시 업계와의 협력과 사회적 합의를 우선으로 해 원만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며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는 물론 택시 업계와 더 많은 대화 기회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화에는 어떤 전제도 없으며, 서비스 출시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택시 종사자들의 후생 증진과 이용자들의 승차난 해소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택시기사들의 거센 반발에 카카오는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 개시를 뒤로 미뤘지만 공식적으로 '서비스 철회'를 선언하지는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는 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카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17일, '카카오 카풀 테스트 버전'을 전격 출시함. 해당 서비스는 카풀 운행자와 탑승자로 나뉘며, 탑승자는 먼저 카카오에게 돈을 지불하는데, 카카오는 여기서 수수료 20%를 제하고 지급한다.

카풀 운행자를 1만 명으로 계산하고, 회당 평균 요금이 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카카오는 수수료로 2천만원을 벌 수 있다. 한 달 기준 6억, 연간 72억원임.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추진하려는 것 치고는 수익은 꽤 적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데도 카카오는 카풀을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가 카풀을 통해 돈을 벌려는 게 아닌, '데이터' 축적을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 3년 동안 카카오택시와 카카오 대리운전으로 약 3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서울 주요 지역의 택시 유입량과 운행량, 대리운전 기사의 이동 경로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상권분석 빅데이터를 얻어냈다.

여기에 카풀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빅데이터까지 더해 현재는 8조원 규모지만, 향후 10년 이내에 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일반 운전자의 운행기록을 확보한다면 자율주행기술에 필요한 정보는 물론 주유·정비 산업에도 활용할 정보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결국 카카오 카풀은 정식 서비스로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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