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한국인의 생애지도가 변하고 있다. 평균수명 80세를 넘어 100세 시대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1960년대 52세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현재 80세가 넘었다. 건강관리만 잘 한다면 90세를 넘어 100세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나이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2015년 UN이 재정립한 평생연령의 기준에 따르면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이다. 그리고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이라고 한다. 은퇴 후 또 한 번의 인생계획을 세워야 할 정도로 삶이 길어졌다.

생물학적으로 오래 사는 게 중요하다기 보다는 얼마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느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계로록’은 일본 작가 소노 아야코(浦知壽子)의 노년을 위한 제언집의 제목이다. 저자 소노 아야코는 1931년 생이며,이 저자는 나이 40세가 되던해 부터 노년에 경계해야 할 것들을 메모형식으로 기록 하여 계로록(戒老錄)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일본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

계로록의 발췌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유아의 상징이고 나이 들어서는 노년의 상징이다.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노인이든 젊은이든 철두철미하게 자립해야 한다.

2.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단념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는 점차로 좁아지게 되는데 이것을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3.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버스에서 당연히 자리를 양보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자립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4.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가정 안에서 배려,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5.나의 생애를 극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내 인생이야 말로 드라마로 쓸만 하다고 떠벌이고 다니고 자서전을 출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출판한 책이 과연 국회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에 보관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6.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더 엄격해져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귀찮아도 많이 걷고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7.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외로움은 노인에게는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일 것이다. 매일 함께 놀아주거나 말동무를 해 줄 사람을 늘 곁에 둘 수는 없다. 목표를 설정해서 노후에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8.마음에도 없는 말을 거짓으로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됐어"라고 사양하면 젊은 세대는 주지 않는다. "나도 먹고 싶은데 하나씩 돌아가나?" 라고 말 해야 한다.

9.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노인에 있어서 정말로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는 상대는 노인뿐이다.

10.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인가를 얻고 싶으면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11.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나이가 들면 친구도 한사람 한사람 줄어 든다. 아무도 없어도 어느날 낯선 동네를 혼자서 산책할 수 있는 고독에 강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12.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천박한 생각이다. 돈은 노후에 중요하지만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세상을 너무 황량하고 냉정하게 만든다.

13.노인들은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훈훈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감사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란 없다.

14.노인들은 새로운 기계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혀야 한다. 노화의 정도를 명확히 측정해 주는 지표이다.

15.노인들은 몸가짐과 차림새를 단정히 해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고 건강이 약화되면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자세가 흐트러진다.

16.노인들은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해야 한다. 몸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17.여행을 많이 할수록 좋다.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어디서 죽든 마찬가지이다. 고향에서 죽는다해서 무엇이 좋은가. 자필의 화장승낙서만 휴대하고 다니면된다.

18.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일정 시기부터 결례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부터 기도 하는 것이다.

19.재미있는 인생을 보내었으므로 나는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 둔다.

20.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 둔다. 사후에 유산을 둘러싸고 남은 가족들이 다투는 것보다 비참한 일은 없다.

21.죽음은 두려운 것이지만 죽는 것은 한 번 뿐인 것이고, 대부분의 병은 잘 낫지 않는다. 병을 친구로 삼는다.

22.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자연스레 주어진 늙음의 모습에 저항할 필요는 없다.

23.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식이나 부부와 언쟁할 때 "이 집에서 나가" 라고 말하지 마라.

24.날마다 보살펴 주는 타인에게 항상 감사해야 한다.

25.죽는 날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26.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일생도 일장춘몽이다.

27.종교에 대해 마음과 시간을 할애 해야 한다.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28.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과의 화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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