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KDB산업은행(산은)이 31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제안 안건을 의결하고,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빅3'에서 '빅2'로 재편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산은에 대우조선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으며,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인수는 확정 단계로, 오후쯤 산은이 입장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경쟁력을 앞세워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경영 정상화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050억원으로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영업이익으로 회사의 체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실적 개선과 국내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해 지금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조선 시장을 고려할 때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한국 조선업은 '빅2' 체제가 국가산업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이러한 진단에 공감하며 대우조선 매각을 검토해왔다.

산은이 가진 지분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기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7000억원가량이다.여기에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사우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1조8000억원 어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해당 자금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실탄으로 쓰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산은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지만 여전히 차입금만 2조원이 넘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인수가 성공하면 대우조선은 1999년 산은 주도의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래 20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현대중공업은 31일 콘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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