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나 : 잘했죠?
경 : 망스러워
원 : 아(園兒)스럽기도 하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월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 "막장정권"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겨우 열린 국회는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으로 시쳇말로 초를 쳤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나! 잘했죠?" 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성이 투쟁력이 약할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독하게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 발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의 지난해 12월 12일 당선 소감에서 한 말이다.

'독하게 싸우겠다'는 다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나 대표의 이 발언은 국민의 역사인식과 동떨어진 역사왜곡이자 망언이라는지적이다. 한마디로 '경망스럽다'

더 흥미로운 것은 '나경원'은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며 논란을 낳았으나 15일자 일부 신문은 침묵했다. 이날 미디어오늘은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이른바 조중동 등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 자체도 소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중동과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은 이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사, 온라인매체, 라디오인터뷰(김현정의 뉴스쇼)도 이 문제를 다뤘으나 이들 신문은 온라인 기사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가운데 조중동(조선 방응모, 동아 김성수, 중앙 홍진기)은 창업주가 친일반민족 행위자 명단 또는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돼 있다. 조선, 동아일보는 일제 강점기에도 친일보도를 했다. 중앙일보 설립자 홍진기는 일제 강점기 법관을 했다. 역사적 뿌리와 무관한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도 나 원내대표의 반역사적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는 왜 '편가르고' '독하게' 나오는 걸까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나경원을 연호하는 소리에 두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 연설과 일련의 행보는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다음 달 재보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이같은 발언은 위험하다. 극단의 언어, 극단의 정치는 마약과 같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지지자들은 사이다 발언이라고 결집하며 지지도는 오른다.

하버드 의대 교수인 제임스 길리건은 자신의 저서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에서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근본 원인은 '정치'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 역시 극우보수 세력의 당내 주류화라는 위험한 운전에 브레이크를 거는 길이 아닌 올라타는 길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끝이 어딘지 모르는 극단의 언어, 극단의 정치를 택했다

 '원아스럽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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