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표대결에서 찬성 64.1%, 반대 35.9%로 참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최대 관심사였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되자 주총장 내에서는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다시 한 번 찬반에 대한 정확한 집계를 바란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상정되기 전인 제1호, 제2호 의안 통과 과정보다는 주주들의 재청이 빠르게 이뤄졌다.
한 주주는 "제58기 주총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조양호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사전 반대 의사 표시를 통해 부결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하등의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참석 주주들이 조 회장의 연임 반대에 기울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사내이사로 남아 있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오너가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불발에 대해 "향후 절차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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