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세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 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조현아 땅콩회항'으로 시작된 조양호家의 '갑질'이 결국 대한항공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20년 장기집권 발목을 잡았다. 주주 손에 물러나는 오너가 총수라는 불명예와 함께 오너리스크에 대한 경영권 약화도 현실화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표대결에서 찬성 64.1%, 반대 35.9%로 참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최대 관심사였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되자 주총장 내에서는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다시 한 번 찬반에 대한 정확한 집계를 바란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상정되기 전인 제1호, 제2호 의안 통과 과정보다는 주주들의 재청이 빠르게 이뤄졌다.

한 주주는 "제58기 주총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조양호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사전 반대 의사 표시를 통해 부결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하등의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참석 주주들이 조 회장의 연임 반대에 기울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사내이사로 남아 있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오너가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불발에 대해 "향후 절차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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