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왼쪽)이 2018년 5월14일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옆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동성애자나 간통을 저지른 사람은 목숨을 잃을 때까지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 사형에 처한다. 절도범의 경우 초범이라면 오른 손목을, 재범이라면 왼쪽 발목을 절단하도록 했으며, 미성년자도 이런 처벌에서 예외를 두지 않는다."

브루나이에서 다음달 3일부터 실시되는 새 법률이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루나이는 지난 2014년 5월 이러한 엄격한 법률을 처음 발표했으며 지난해 12월29일 법무장관이 웹사이트를 통해 4월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 브루나이 지부의 레이철 츠호아-하워드 대표는 "브루나이는 즉각 이러한 형법을 폐기하고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도록 새 형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브루나이의 새 형법 발효를 중단시키도록 압력을 가해줄 것을 호소했다.

당초 브루나이는 2013년 신체 절단과 투석 사형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인권단체의 비판이 거셌던데다 구체적 시행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던 탓에 적용이 지연됐다.

종교지도자를 겸하는 국왕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브루나이 국내에선 개정된 새 형법에 대한 반발이 표면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샤리아 형법은 신에 의한 “특별한 인도”의 한 형태이며 “브루나이의 위대한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르네오섬에 있는 인구 약 45만명의 브루나이는 이웃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온건 이슬람을 표방하는 것과 달리 최근 점점 더 보수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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