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19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되었다는 ‘내로남불’이라는 용어가 2019년 정치권의 전매특허인 양 자주 등장한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이다. . 자신의 잘못은 관대하게 혹은 낭만적으로 치부하는 반면 남들의 잘못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인간의 본능적 이중성을 빗댄 말인데, 요즘 정치권은 '내로남불'이란 말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상황이 일상화 됐다.

그런데 '내로남불'이란 말은 私人, 私的 집단 간의 행위와 관련해 써야지 정치행위와 같은 公人, 公的 집단 간 행위에서 이런 말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내로남불' 같은 인간의 본능적 행위의 한계를 국가 공동체 안에서 정한 것이 법과 규범이고, 공인이나 국가조직의 행위는 이러한 법과 규범을 잣대로 판단하고 비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사람들의 私的 행위를 일컫는 '내로남불'이란 말을 남용함으로써 公私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자신의 칼럼에서 현재 '내로남불'에 내장된 발칙한 속뜻은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로 요약된다고 주장했다.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를 절규할 때만 해도 보통사람들은 유무죄를 좌우하는 게 돈이라고 믿었는데, 이제는 권력이 죄와 벌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됐음을 '내로남불'의 시대정신이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남의 잘못을 가리키는 손가락질을 보면 손가락 셋은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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