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투자비용도 아깝다'

경영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SK이노베이션이 '긴축경영'을 펼치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R&D 투자 일부를 중단했다.

3일 SK이노베이션이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R&D 투자비용은 360억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1억2200만원에 비해 50억원이상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긴축 경영'을 하고 있고, 그 여파로 R&D 투자비용을 줄였다"며 "다른 부문은 R&D 부문보다 더 많은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R&D 투자비용이 줄었다고 해서 R&D를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다"며 "지난해 기준 R&D 인력은 434명이었지만, 올해에는 R&D 인력이 451명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긴축 경영' 기조 속에서 R&D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추진했던 R&D 투자 일부를 중단했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7660만 달러에 태양전지 제조업체 '헬리오볼트'를 인수하고, 박막형 태양전지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그만뒀다. 관련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수척억원 규모의 투자가 더 필요하고, 사업 전망이 떨어진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판단이다.

반면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업황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R&D 투자비용을 늘려 대조를 이뤘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1분기 R&D 투자비용은 108억84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115억7100만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용 비율도 0.09%에서 0.11%로 올랐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1분기 R&D 투자비용이 24억5300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30억2300만원으로 올랐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용 비율도 지난해 1분기 0.03%에서 올해 1분기 0.04%로 증가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탄소섬유 연구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은 편"이라며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차세대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R&D 투자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짓고, 울산에는 석유화학시설 신설 및 증설을 할 계획"이라며 "석유화학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R&D 투자비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사업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R&D 투자비용을 본격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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