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에 3선의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이 선출됐다. 이 의원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투표 끝에 총 투표수 125표 중 76표를 얻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저에 대해 늘 걱정하는 것이, 협상을 잘 할 것인 가였다. 제가 협상하지 않고 우리 의원들 128명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겠다"며 "늘 지혜를 구하고 우리 당 의원총회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될 수 있도록 집단사고, 집단의 생각에 근거해 협상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원내대표가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우선 정말 말을 잘 듣는 원내대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고집 세다는 평을 듣는데, 원내대표를 하면서 완전히 깔끔하게 불식하겠다"며 "그리고 부드러운 남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까칠하다는 평가는 저도 따끔따끔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제가 원래 따뜻한 사람인데 정치하면서 저의 천성을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 늘 속상했다. 의원들이 준 지지, 성원으로 원래 따뜻했던 제 마음을 찾는 과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다시 까칠하거나 말을 안 듣고 고집부리거나 하면 언제든 지적해주면 바로 고치겠다"고 했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우선 이해찬 대표를 모시고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 1987년 6월 항쟁 때 이 대표를 모시고 국민운동본부에서 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잘 모셔서 우리 당이 정말 넓은 단결을 통해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그것을 통해 총선 승리할 수 있도록 아주 열심히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에 집중하며 원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언급하며 "홍영표 원내대표가 너무나 강력한 과제를 남겨놓고 갔다. 저 개인적으로는 (축구) 페널티 지역 바로 앞에 프리킥을 얻어놓은 상태에서 (물려받아) 작전을 잘 짜서 어떻게 마지막 골까지 연결시킬까가 남은 과제가 될 것이라 평가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신임 원내대표는 "너무 감사하다. 그동안 살아온 게 굉장히 부족했는데 다시 한 번 기대해주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거듭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 사령탑으로 내년 4월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게 됐다. 첫 과제는 자유한국당을 원내로 불러들여 국회를 여는 일이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탄력근로제·최저임금 등 민생 법안 처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인영 누구?

이인영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987년 6.10항쟁의 주역이다.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대협 초대의장이 바로 이인영 의원이다.

1964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이 원내대표는 1984년 고려대에 입학,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주도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명목으로 운동권 인사들을 대거 정치권에 입문시키면서 우상호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구로갑 지구당 위원장으로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 원내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에 처음 도전해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04년 17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18대에 낙선한 뒤 19·20대에 내리 당선돼 3선 의원이 됐다. 

201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86그룹 단일후보로 출마, 4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이 됐고, 2012년에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시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상대로 승부를 겨뤘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해에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컷오프(예비경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그는 혁신과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원내대표에 도전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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