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변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본격화되면서 이재용 시대의 삼성 체제에 관해 백가쟁명이 쏟아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향후 이건희 회장이 빠지고, 에버랜드는 기업을 공개하게 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이 45%를 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4일 재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이 공개하게 될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다. 계열사간 합종연횡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용문제 등을 고려해 현재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건희 회장의 위치만 이재용 부회장이 대체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우선 점쳐지는 그림은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삼성물산이 이합집산을 통해 지주회사로 변신하는 방안이다. 이 시나리오의 방점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확보하는 방식에 찍혀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은 0.57%에 불과하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 지분 3.38%를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해도 4% 가량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주인'이라고 말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수치다.

이를 높이는 해법으로 거론되는 공식이 바로 삼성전자 분할 후 에버랜드와의 합병 혹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이다.

우선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에버랜드와 지주회사를 합병시키면 이 부회장의 통합지주회사 지분율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그룹 지배구조의 꼭짓점인 에버랜드는 물론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한꺼번에 손에 쥐는 꽃놀이 패인 셈이다.

조금 더 단순한 방식으로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가진 삼성물산과 에버랜드가 합친 뒤 이 부회장이 합병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 굳이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할 필요 없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수 있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증권가에서는 이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해 각각 전자 계열사와 금융계열사들을 지배하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지배주주 일가가 절대적 지분을 확보한 삼성에버랜드가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경우 지배주주는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현재 삼성전자 지분의 직접적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후 삼성전자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전자계열사를, 삼성생명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통해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며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합병 전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 증대 노력 및 그룹 내 삼성에버랜드 또는 삼성물산 지분의 추가 확보를 통해 합병법인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려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은 보유한 자사주를 바탕으로 인적분할을 한 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고 삼성생명을 포함한 금융계열사는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아예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삼성물산이 모두 합병해 초대형 지주회사가 생겨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세 회사 모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는 분할과정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셋으로 나뉜 각각의 지주회사(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홀딩스·에버랜드홀딩스)는 ㈜삼성 등 하나의 통합 지주회사로 다시 합치고, 사업회사들은 통합 지주사의 계열사로 각자 본업을 영위하는 방식이다.

통합 지주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대주주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하부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에버랜드 등을 자회사로 둘 가능성이 높다. 또 금융 사업 부문의 경우 중간금융지주사를 새로 만들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을 등 금융 자회사를 둘 것이 큰 그림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더라도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을 통해 3세 경영체제를 이어갈 수는 있다"며 "하지만 핵심 계열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낮은 지분율, 향후 3세간의 지분 정리, 중간금융지주 등을 감안하면 지주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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