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영 기자]28일 서울 광장도 그랜드워커힐에서 28일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하고 학계, 시민단체, 사회적기업들이 호응해 열린 국내 첫 민간축제'다.

이날 최 회장은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만 모아서 하는 것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 장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이 자리를 준비하게 됐다"며 "그동안 이런 네트워크를 같이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사회적 기업운동가인 김희영 T&C 재단 이사장. 최 회장의 동거인이다. 최 회장과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은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고, 최태원 회장은 중간에 들어와 뒤편에 앉으면서 나란히 앉은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날 대담에서 한 참석자는 최 회장에게 '회장 최태원이 아닌 인간 최태원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최 회장은 지독한 기업인이었던 자신과 정반대의 사람을 만나 공감능력을 배워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최 회장은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하려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그는 "회장으로 취임했던 21년 전에는 IMF 사태, 아시아 금융위기로 상당히 어려웠다"며 "나는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 봤다"며 "그러다보니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돈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며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고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따듯한 감성을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 (김희영=시진출처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 회장이 언급한 '저와 반대였던 사람'은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이다.
 
서울 용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티앤씨재단은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교육 공익재단으로, 지난 2017년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티앤씨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은 'T'와 'C'를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재단 설립 과정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김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현재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